'주 60시간 덫'에 갇힌 정부…프레임 안 바꾸면 근로시간 개혁 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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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주 최대'라는 숫자에만 얽매여
69→60시간 미만 '오락가락'
본질인 근로시간 선택권 간과
소모적 논쟁에 개혁 후퇴 우려
'얼마나 일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일하느냐'로 접근해야
곽용희 경제부 기자
'주 최대'라는 숫자에만 얽매여
69→60시간 미만 '오락가락'
본질인 근로시간 선택권 간과
소모적 논쟁에 개혁 후퇴 우려
'얼마나 일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일하느냐'로 접근해야
곽용희 경제부 기자
대통령실이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주 60시간 이상 근무는 무리’ 발언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주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은 주 52시간제(법정 40시간+연장 12시간) 중 현재 1주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근로 부분을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바꿔 근로자의 시간 선택권을 늘리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주 최대 69시간 근무’만 부각되면서 정부 근로시간 개편안의 본질이 가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얼마나 일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일하느냐’로 프레임을 바꾸지 못하면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이 먹혀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날 상황만 해도 그렇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실을 찾아 윤 대통령의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 발언에 대해 “그렇게 일하는 것 자체가 힘들지 않겠냐는 개인적 생각에서 말한 것이지, (근로시간 개편) 논의의 가이드라인을 주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견을 수렴해 60시간이 아니라 그 이상 나올 수도 있다”며 “캡(상한)을 씌우는 게 적절하지 않으면 윤 대통령이 굳이 고집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지 ‘60시간’이라는 숫자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당장 온라인에선 ‘그럼 주 60시간 이상도 가능하다는 얘기냐’는 식의 비난이 쏟아졌다.
사실 이 논란은 대통령실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16일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주 최대 69시간 근무’가 논란이 되자 “윤 대통령은 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란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 최대 근무시간을 59시간 이하로 해야 한다는 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곧바로 ‘이도 저도 아니다’는 비판이 나왔다. 노동계에선 “주 59시간은 과로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주 60시간은 짧은가”라며 “(정부 근로시간 개편안은) 전면 폐기가 답”이라고 했다.
기업 등에선 현행 주 52시간에서 59시간으로 7시간 늘리는 걸 ‘근로시간 개혁’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지금 시행 중인 탄력근로제만도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탄력근로제는 특정 주의 법정근로시간(40시간)을 52시간까지 늘리는 대신 다른 주의 법정근로시간을 줄여 최장 6개월간 주당 평균 법정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맞추는 제도다. 근로기준법 51조의 2에 따라 노사가 합의하면 도입할 수 있다. 노사가 3개월간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면 근로자는 최대 6주까지는 주 64시간(법정근로시간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일할 수 있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윤 대통령의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 발언은 현행 탄력근로제마저도 상한을 제한해야 한다는 해석의 여지가 있는 얘기였다”며 “윤 대통령의 애초 발언대로 근무시간에 캡을 씌워도 ‘그렇다면 주 59시간은 과로가 아니냐’는 질문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주 최대 69시간이냐, 60시간 미만이냐’는 식으로 논의가 흐르면 근로시간 개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뒤집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개편안이 근로자의 선택권, 건강권, 휴식권을 강화하는 제도냐, 아니냐는 쪽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정부 개편안의 취지가 제대로 부각될 수 있고, 그게 바람직한 논의 방향이라는 것이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포함한 직장인이 가진 우려에 적극 대응할 필요도 있다. 이들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이 시행되면 ‘결국 일만 더하고 연장근로에 대해 수당이나 휴가로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지금도 주 52시간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곳이 적지 않은데, 근로시간 개편안이 시행되면 ‘공짜 노동’이 남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장근로를 했을 경우 나중에 휴가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 공짜 노동 근절 방안, 근로시간 개편 시 노사 합의 절차 강화 등 직장인의 우려를 풀어줄 수 있는 대책이 더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상황만 해도 그렇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실을 찾아 윤 대통령의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 발언에 대해 “그렇게 일하는 것 자체가 힘들지 않겠냐는 개인적 생각에서 말한 것이지, (근로시간 개편) 논의의 가이드라인을 주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견을 수렴해 60시간이 아니라 그 이상 나올 수도 있다”며 “캡(상한)을 씌우는 게 적절하지 않으면 윤 대통령이 굳이 고집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지 ‘60시간’이라는 숫자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당장 온라인에선 ‘그럼 주 60시간 이상도 가능하다는 얘기냐’는 식의 비난이 쏟아졌다.
사실 이 논란은 대통령실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16일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주 최대 69시간 근무’가 논란이 되자 “윤 대통령은 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란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 최대 근무시간을 59시간 이하로 해야 한다는 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곧바로 ‘이도 저도 아니다’는 비판이 나왔다. 노동계에선 “주 59시간은 과로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주 60시간은 짧은가”라며 “(정부 근로시간 개편안은) 전면 폐기가 답”이라고 했다.
기업 등에선 현행 주 52시간에서 59시간으로 7시간 늘리는 걸 ‘근로시간 개혁’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지금 시행 중인 탄력근로제만도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탄력근로제는 특정 주의 법정근로시간(40시간)을 52시간까지 늘리는 대신 다른 주의 법정근로시간을 줄여 최장 6개월간 주당 평균 법정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맞추는 제도다. 근로기준법 51조의 2에 따라 노사가 합의하면 도입할 수 있다. 노사가 3개월간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면 근로자는 최대 6주까지는 주 64시간(법정근로시간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일할 수 있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윤 대통령의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 발언은 현행 탄력근로제마저도 상한을 제한해야 한다는 해석의 여지가 있는 얘기였다”며 “윤 대통령의 애초 발언대로 근무시간에 캡을 씌워도 ‘그렇다면 주 59시간은 과로가 아니냐’는 질문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주 최대 69시간이냐, 60시간 미만이냐’는 식으로 논의가 흐르면 근로시간 개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뒤집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개편안이 근로자의 선택권, 건강권, 휴식권을 강화하는 제도냐, 아니냐는 쪽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정부 개편안의 취지가 제대로 부각될 수 있고, 그게 바람직한 논의 방향이라는 것이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포함한 직장인이 가진 우려에 적극 대응할 필요도 있다. 이들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이 시행되면 ‘결국 일만 더하고 연장근로에 대해 수당이나 휴가로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지금도 주 52시간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곳이 적지 않은데, 근로시간 개편안이 시행되면 ‘공짜 노동’이 남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장근로를 했을 경우 나중에 휴가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 공짜 노동 근절 방안, 근로시간 개편 시 노사 합의 절차 강화 등 직장인의 우려를 풀어줄 수 있는 대책이 더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