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바이오는 호주에서 자가염증질환 치료제 ‘APB-R3’의 임상 1상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APB-R3는 지난해 8월 호주 1상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건강한 성인 31명을 대상으로 APB-R3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물이 체내에서 흡수되고 배출되는 과정(약동학)과 다양한 화학반응(약력학)을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계했다. APB-R3와 가짜약(위약) 중 어느 약을 투약했는지 의료진과 임상 대상자 모두가 알 수 없는 ‘이중맹검’으로 진행해 임상시험의 신뢰도를 높였다.

임상시험군(코호트)에 따라 점진적으로 투약 용량을 늘려 단독투여 시의 안전성을 살필 계획이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투약을 마친 뒤, 2024년 상반기엔 임상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PB-R3는 에이프릴바이오의 플랫폼 기술인 ‘SAFA’를 적용한 융합단백질 의약품이다.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18(IL-18)'과 결합하는 단백질 IL-18BP를 이용해 개발했다. IL-18BP는 체내에도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IL-18은 면역세포(T세포와 NK세포)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는 인터페론 감마(INF-y)의 생산과 발현을 촉진한다. APB-R3는 IL-18과 결합해 INF-y의 증가를 막는다.

회사 관계자는 “IL-18을 표적으로 한 치료제는 현재까지 시장에 출시되지 않아, 상업화에 성공하면 계열 최초의 신약(first-in-class)이 된다”며 “향후 자가염증성 질환 뿐 아니라 아토피성피부염, 사르코이드증(Sarcoidosis) 등 재발성 염증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침투가능 시장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APB-R3의 임상 1상을 진행하며 기술수출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2021년 10월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에 전임상 단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A1’을 최대 4억4800만달러(약 537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현재 APB-A1은 룬드벡의 주도로 글로벌 임상 1상을 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