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모델하우스에 예비 청약자들이 구경을 하고 있다. 사진=GS건설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모델하우스에 예비 청약자들이 구경을 하고 있다. 사진=GS건설
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에서 처음 분양하는 단지로 주목받은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1순위 청약에 2만명이 몰렸다. 가격 경쟁력과 추첨제 물량이 포함된 것이 청약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98가구를 뽑는 1순위 청약에 1만947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98.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면적대는 전용 59㎡A로 18가구 모집에 6424명(해당지역 4558명, 기타지역 1866명)이 청약해 356.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59㎡B에는 19가구 모집에 4435명 지원해 233.42대 1, 17가구를 모집한 전용 59㎡C에도 1501명이 몰려 187.63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전용 84㎡A는 17가구 모집에 3115명이 지원해 183.24대의 1의 경쟁률을, 전용 84㎡B 경쟁률은 107.67대 1, 전용 84㎡C는 114.27대 1을 기록했다. 지난 6일 진행한 특별공급에선 71가구(기관 추천분 제외) 모집에 4961명이 청약, 69.87대 1의 평균 경쟁률이 나왔다.

이러한 결과에 부동산 관련 카페에서는 각종 분석들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예측하고 있다.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이번 청약결과가 시장 반등의 시그널이냐"는 점이다. 지난해말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이나 장위자이레디언트와 비교하면 청약통장이 대거 움직였기 때문이다.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전용 84㎡A 거실 전경. 사진=GS건설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전용 84㎡A 거실 전경. 사진=GS건설
개별 단지의 호재라는 분석과 규제완화에 따른 '일회성 호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누리꾼은 "이 아파트(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입지나 분양가에 있어서 장점이 있다"며 "집값이 좀 더 떨어지더라도 분양가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겠다는 안도감에 청약을 넣었다"고 말했다. 실제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됐다.

분양가(최고가 기준)는 전용면적별로 △59㎡ 8억5800만~8억6900만원 △84㎡ 11억6600만~11억7900만원이다. 인근 시세와 비교해보면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양평동1가 '영등포중흥에스클래스' 전용 84㎡는 지난해 3월 13억원에 거래됐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 매매 호가는 12억2000만~15억원이다. 집값 급등 시기와 비교했을 때 수억원의 시세 차익은 아니지만, 분양의 매력은 유지되는 셈이다.

일시적일 뿐이라는 해석에는 규제완화 훈풍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추첨제가 가능하다보니 '혹시나하는 마음'에 통장을 던진 청약자들이 많고, 이로인해 경쟁률이 늘었다는 것이다. 경쟁률 보다는 계약률을 지켜봐야한다는 해석이다. 이 단지는 전용 85㎡이하 중소형에서 가점제 40%, 추첨제 60%가 적용됐다. 일반 분양으로 나온 98가구 모두 전용 85㎡ 이하라 59가구가 추첨 대상이었다. 서울 중소형 아파트에서 추첨제로 입주자를 선정하는 것은 2017년 8·2대책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분양가에 추첨제까지 도입되면서 청약 성적이 양호하게 나온 것 같다"며 "모든 단지가 그렇듯 앞으로 살펴봐야 할 것은 계약률 아니겠느냐. 계약이 얼마나 잘 될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단지는 오는 14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계약은 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계약금은 분양가의 10%이며, 정당 계약 시 1차 계약금 2000만원(정액제)을 내고 30일 이내에 나머지 금액을 납부하면 된다. 중도금은 60%, 잔금은 입주 지정일에 내면 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