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실제로 뭘 할지 지켜볼 것…美·동맹 적절한 준비태세"
국무부 "영향 불분명…美 핵태세 바꿀 어떤 이유도 보지 못해"
美, 러 핵군축조약 참여중단 선언에 "무책임…대화 준비돼 있어"(종합)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미국과 맺은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리스를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하겠다는 러시아의 발표는 매우 유감스럽고 무책임한 것"이라며 "우린 러시아가 실제로 무엇을 할지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물론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나라와 동맹의 안보를 위해 적절하게 태세를 갖추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며 덧붙였다.

또 "우리는 세계나 우리와의 (대러시아) 관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상관없이 언제라도 러시아와 전략적 무기 제한에 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 분야에서 우리가 계속해서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최근 위험 감소에 대한 P5의 최근 회의가 보여주듯이 우린 협정(뉴스타트) 및 핵 안정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여전히 러시아와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미국은 주요 군비통제 조치를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CNN이 전했다.

P5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핵보유국으로 인정된 5개국을 뜻한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CNN에 러시아의 뉴스타트 참여 중단 선언과 관련해 "실질적인 영향이 있을지는 불분명하다"며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핵태세, 전략태세를 바꿀 어떠한 이유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맞은 국정연설에서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2010년 체결된 이 협정은 미국과 러시아 양국 핵탄두(1천550개)와 운반체(700개)를 일정 수 이하로 줄이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1991년 7월 미국과 옛소련 간에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스타트·START)의 맥을 잇는 협정이어서 뉴스타트로 불린다.

이 협정은 2021년 2월 한 차례 연장을 통해 2026년 2월까지 유효한 가운데, 양국은 작년 11월 조약 이행을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러시아의 연기 통보로 대화가 중단된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이 핵실험을 하면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미국은 물론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 통제도 협정 복귀 조건으로 내걸었다.

다만 이번 결정이 협정 탈퇴가 아닌 중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