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들에게 피해줄 수 있어"…4월 말 최종 결론
MS의 블리자드 인수에 영국 규제당국도 제동…"경쟁 약화 우려"
미국에 이어 영국 규제당국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대형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의 반독점 규제 기관인 경쟁시장청(CMA)은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클라우드 게임의 경쟁을 약화할 뿐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더 높은 가격, 더 적은 선택권과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CMA는 MS와 블리자드에 해당 우려를 완화할 방안을 요청할 것이며, 4월 말에 인수합병 거래의 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MS는 지난해 초 '콜 오브 듀티', '캔디 크러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인기 게임을 보유한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6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MS가 지금까지 추진한 인수합병 거래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에서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경쟁을 억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해 12월 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유럽연합(EU)의 반독점 감시기구도 MS의 블리자드 인수에 반대하는 입장 표명을 준비하고 있으며 오는 4월 11일까지 결정을 내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CMA는 구제책으로 '콜 오브 듀티'를 제작하는 액티비전의 퍼블리싱 사업부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영국 런던 플래드게이트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인 알렉스 하프너는 CMA의 발언은 자산 매각과 같은 구조적인 약속이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콜 오브 듀티'를 매각하면 이번 거래의 수익성이 하락해 이를 MS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중론이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2003년 출시 이후 약 20년간 4억2천500만개 이상 판매돼 300억달러(약 38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작년 10월에 나온 시리즈 최신작인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Ⅱ'는 출시되자마자 10일 만에 매출 10억달러(1조 2천600억원)를 기록했다.

요스트 릿펠트 런던 유니버시티칼리지 경영대학원 교수는 블룸버그에 "MS는 블리자드의 모든 것을 원한다는 것을 확실히 해왔고 '콜 오브 듀티'가 빠진 거래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CMA는 또한 이번 인수 계약이 MS의 콘솔인 엑스박스(Xbox)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 사이의 게임 콘솔 시장 경쟁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MS가 '콜 오브 듀티'를 Xbox용으로 출시함과 동시에 소니와 같은 경쟁 콘솔 제조 업체에도 제공한다는 강제적인 약속도 방안이 될 수 있다.

MS는 '콜 오브 듀티'를 독점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오는 4월 CMA의 결정이 나온 후 MS와 블리자드는 이에 대해 항소할 수 있지만, 이 절차가 길게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MS는 CMA의 우려에 대해 효과적이고 쉽게 집행 가능한 방안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블리자드도 CMA의 최종 결정에 앞서 업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