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상품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4월 이후 25년 반 만에 처음이다. 상품수지 적자에도 경상수지는 국내 기업 해외법인의 배당 증가에 힘입어 한 달 만에 간신히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26억8000만달러(약 3조3822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전달 2억2000만달러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지만, 규모는 1년 전(63억7000만달러)과 비교해 60%가량 급감했다.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297억3000만달러로, 전년(852억3000만달러)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지난해 12월 4억8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10월 -9억5000만달러, 11월 -10억달러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상품수지 3개월 연속 적자는 16개월 연속 적자였던 1996년 1월~1997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수출(556억7000만달러)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4% 줄어들었다. 4개월 연속 감소세다. 품목별로는 반도체(-27.8%), 철강제품(-20.5%), 화학공업제품(-17.2%)이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중국(-27.1%), 동남아시아(-23.7%), 일본(-10.3%)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서비스수지는 13억9000만달러 적자였다.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해외 여행이 급증하면서 여행수지 적자는 이 기간 7억4000만달러에서 11억4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외국에서 받은 배당금·이자 등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는 47억9000만달러 흑자로,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특히 국내 기업이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수지가 1년 새 17억달러 늘어난 44억90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