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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문정희 KB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마켓PRO] "원·달러 환율, 1월보다는 다소 오를 것"

올 들어서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며 1월 말 기준 1230원에 근접했다. 작년 11월 초 1420원대까지 치솟은 것을 감안하면 석 달 만에 190원 내렸다. 이 기간 하락률만 13.4%에 달한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배경에는 달러화 약세를 비롯해 중국 위안화의 강세,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투자금 유입 등이 동반됐기 때문이다.

나아가 글로벌 증시의 위험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월에만 3.7% 급락했다. 글로벌 증시의 위험선호 심리는 그동안 우려했던 유로 지역 경기가 침체로 빠지지 않았다는 점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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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작년 12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함에 따라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정책이 조만간 끝날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이달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존(0.50%~0.75%포인트)과 달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데 그쳤다.

시장은 미 Fed가 빠르면 3월, 늦어도 5월에는 금리 인상을 종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이르면 올해 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월 초 3.8%를 상회했으나, 같은 달 말에는 3.5% 이하로 낮아졌다. 기준금리와의 격차는 이미 1.0%포인트 이상 역전됐다.

대외 수출 부진은 환율 하방 제약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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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 Fed가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국채 금리의 하락은 다소 과도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특히 2월 초에 발표된 미국의 1월 고용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함에 따라 견고한 고용지표가 Fed의 긴축 명분을 다시 강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시장의 미국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는 과도한 수준으로 판단, 이에 따른 달러 약세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더 하락하기 위해서는 원화의 강세 요인도 필요하다. 지난해 8월 원·달러 환율이 1340원을 상회한 국내 요인은 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였다. 8월 무역수지 적자는 92억 달러에 달했는데, 2023년 1월 무역수지 적자는 127억 달러로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달에도 수출 부진으로 무역수지 적자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장기금리 하락에 달러화 지수는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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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중국의 봉쇄 해제, 수입 수요 증가 등이 나타나면, 국내 대중 수출 개선에 무역수지 적자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나 올 1분기는 물론 상반기까지 대외 무역수지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는 예전에 비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 약화를 의미하며, 원화에는 약세 요인이다.

작년 11월과 12월의 달러화 약세, 원·달러 환율 하락은 미국의 물가상승 둔화와 미 Fed의 긴축 속도 조절이 기대되서다. 지난달에는 미국 Fed의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심리가 환율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아직 미 Fed의 긴축 종료가 명확하지 않고, 국내의 대외 무역 부진을 감안했을 때 원·달러 환율은 1월보다는 다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