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적절하고 유용한' 피드백
한 방송에서 초등학생에게 잔소리와 조언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잔소리는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쁜데, 충고는 더 기분이 나빠요’라는 기발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 대답이 많은 공감의 웃음을 불러일으킨 것은 조언과 이를 가장한 잔소리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서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언 혹은 피드백(feedback)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직장 내에서 상대방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적절하고 효과적인 피드백은 목표가 없는 사람에게 목적의식과 동기를 부여하고 성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드백은 말에게 먹을 것을 준다는 피드(feed)와 돌아간다는 백(back)이 합쳐진 말로 상대방의 행동이 어떤지에 관한 정보를 되돌려 제공하는 의사소통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다. 피드백은 긍정적 피드백과 부정적 피드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는 칭찬과 같은 긍정적 피드백은 쉽게 하지만 부정적 피드백은 어렵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긍정적 피드백은 특별한 화술이나 꾸밈없이 어떤 방식으로 하더라도 듣는 사람이 쉽게 수용할 수 있지만, 부정적 피드백은 종종 잔소리라고 여겨져 상대방의 심리적 저항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직원들이 듣기 좋은 말만 한다고 좋은 관리자냐 하면 그렇지 않다. 구성원이 성장하도록 돕고 조직 발전을 위해 부정적 피드백은 꼭 필요하다. 부정적 피드백은 상대방을 비방하는 것이 아니라 듣기 즐겁지 않을 내용도 상대방을 진정으로 위한다는 마음에서 제공하는 피드백이다. 하지만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가 ‘화내는 것은 쉽지만 적절한 사람에게 적절한 수준과 올바른 방법으로 화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한 것처럼 부정적 피드백을 잘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유용한 피드백은 어떻게 해야 할까? 피드백은 먼저, 사람 자체보다 구체적인 행위나 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당신은 정직하지 않다’보다 ‘정직하지 않게 행동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더 받아들이기 쉽고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지 알기 쉽다. 또한, 추론에 근거한 주관적 해석보다 관찰을 통한 객관적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충고보다는 정보의 공유에 초점을 맞춰 해결책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할 때 더 나은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런 피드백 스킬과 함께 꼭 필요한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어느 방향으로든 피드백을 허용하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관리자부터 자신에 대한 직원들의 피드백을 귀담아듣고 발전의 기회로 삼을 준비가 돼 있을 때 비로소 수용성 높고 ‘유용한’ 피드백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