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러시아인들에게 하늘길을 제공하는 튀르키예를 상대로 러시아 항공사가 운항하는 보잉 항공기의 이착륙을 금지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美, 튀르키예에 '러 보잉기 운항 금지 제재' 참여 압박
보도에 따르면 테아 켄들러 미 상무부 수출관리 담당 차관보 등 고위 당국자들은 지난달 튀르키예를 방문, 제재 대상 러시아 항공기에 부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 개인도 벌금 등 여러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
이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미국 정부가 러시아 항공사에 의해 운항되는 보잉기에 부품 수출이나 급유, 정비 등 서비스 제공을 금지한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정통한 소식통들이 전했다.

현재 제재 대상은 러시아의 아에로플로트, S7, 아주르에어, 유테이르 등 민항사와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 국적 항공사 벨라비아가 운항하는 보잉기와 유럽 에어버스사 기종 등으로 확대돼있다.

러시아 민항기 중 보잉과 에어버스 항공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자국산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소관 부처인 미 상무부는 자세한 내용은 설명하지 않은 채 해외 항공사들을 상대로 이 제재를 준수하도록 경고했다고 전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서구는 러시아를 고립시켜 제재 효율성을 높이려 하고, 이에 맞서 러시아는 제3국을 통해 경제 활동을 이어가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미국은 제재 실효성 제고를 위해 러시아와 경제관계가 활발한 튀르키예나 아랍에미리트(UAE)의 적극적인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튀르키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서구와 러시아간 중재자를 자처하면서 대러 경제관계 강화를 도모, '올리가르히'로도 불리는 러시아의 신흥재벌 계층에 요트와 전용기 등을 갖춘 제2의 거처로 인기를 끌고 있다.

美, 튀르키예에 '러 보잉기 운항 금지 제재' 참여 압박
튀르키예의 이스탄불 공항은 전쟁 발발후 서구와 직항 노선이 끊긴 러시아인들에게 환승 경유지로도 이용되고 있다.

러시아의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만 해도 전쟁 직후 대부분 국제선 운항을 중단했다가 작년 5월 튀르키예 운항을 재개했다.

튀르키예 정부 집계에 따르면 작년 1∼8월 입국 여행객 중 러시아인은 300여만명에 달해 전년 동기보다 23% 늘었으며 이는 전체 입국자 중 두 번째에 달하는 인원이다.

지난 2021년 리라화 가치 폭락으로 통화 위기를 겪은 튀르키예 입장에서 러시아인은 주요한 외화 획득 창구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