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의원이 26일 서울 마포구 제설전진기지를 찾아 제설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의원이 26일 서울 마포구 제설전진기지를 찾아 제설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26일 공방을 펼쳤다. 전날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으로 양강 구도가 펼쳐지면서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김 의원은 26일 아침 KBS 라디오에서 “안 의원은 다음 대선에 나가겠다고 공개 행보를 하고 있다”며 “대선에 나가겠다는 분들은 낙하산 공천을 하는 사례가 많이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할지 본인의 입장을 밝히지 않아 두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안 의원은 유튜브 방송 등에서 김 의원을 겨냥해 “공천에 대한 공포 정치를 하는 것이 김 의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안철수 의원이 26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펜앤드마이크 5주년 후원자 대회에서 축사를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의원이 26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펜앤드마이크 5주년 후원자 대회에서 축사를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같은 날 오후에는 안 의원이 김 의원을 겨냥했다. 앞서 김 의원이 ‘철새 정치’ ‘여기 기웃, 저기 기웃’ 등의 단어로 자신을 공격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강연을 마친 안 의원은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때 열심히 도운 게 잘못된 것이었다, 그런 말씀 아닌가”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단일화해서 정권교체를 한 것도 잘못이었다, 그런 말씀”이라고 했다.

두 의원은 나 전 의원 지지층에도 경쟁적인 구애를 펼쳤다. 김 의원은 “(나 전 의원은) 저와 오랫동안 정치 행보를 같이하고 지향성과 가치관도 유사하다”고 했다. 안 의원 측은 “나 전 의원을 주저앉힌 데 대한 불만이 있는 지지자들이 자연스럽게 안 의원에게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권에서는 나 전 의원을 지지했던 당원들의 성향이 다양한 만큼 각자의 성향에 따라 안 의원과 김 의원을 지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정 후보에게 쏠리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은 김 의원을, 2040세대와 수도권 지지층은 안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