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방정부 3년간 코로나19 방역비용 수조원에 재정 압박
중국 "방역, 돈 문제에 영향받아서는 안 돼" 자금지원 약속
중국 정부가 "방역이 자금 문제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코로나19 예방·통제를 위해 더 많은 돈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지난 16일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며 지방정부에 더 많은 자금을 농촌과 빈곤 지역으로 이전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은 지난달 7일 갑자기 방역을 완화한 후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며 의료체계가 크게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1일 시작하는 춘제(春節·설) 연휴 기간 인구 대이동 속에서 의료체계가 취약한 농촌 지역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자 중국 정부가 방역 비용 지원을 공언한 것이다.

중국 재정부는 방역 자금이 주로 치료비, 의료진 수당, 백신, 진료 역량 개선 등에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중의 의료적 필요를 충족하고자 적격한 의료 시설을 짓기 위해 지방정부의 채권 사용과 특수목적채권 발행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은 지방정부가 필수 의료용품에 더욱 쉽고 저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채널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많은 중국 지방정부는 3년간 '제로 코로나'를 이행하느라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속 세수는 줄어들고 방역비로 막대한 돈을 지출해야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중국 지방정부들이 코로나19 관련 피해를 억제하고 경제 성장을 안정화하려 하면서 지출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코로나19 검사 비용은 급감하겠지만 지방정부들은 광범위한 일상 재개를 촉진하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대처하고자 의료 자원 강화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그러면서 일부 지방정부가 직면한 부담을 덜어주고자 중국 중앙정부가 더 많은 자금을 지방정부에 지원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여러 중국 지방정부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다.

광둥성은 2020년부터 3년간 총 1천468억 위안(약 27조 원)을 코로나19 예방·통제에 썼다고 지난 13일 예산 보고서에서 공개했다.

베이징시는 지난해 코로나19 방역비로 300억 위안(약 5조5천억 원)을 썼다고 15일 밝혔는데, 이는 2020년보다 140% 증가한 것이다.

베이징시는 2021년의 코로나19 관련 지출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 푸젠성은 지난해 130억4천만 위안(약 2조4천억 원)을 코로나19 방역에 지출했다.

이는 2021년보다 56% 증가한 것이다.

푸젠성이 3년간 방역에 지출한 돈은 305억 위안(약 5조6천억 원)에 이른다.

상하이시는 TSMC와 SMIC 등 반도체 공장들이 위치한 쑹장구(區)가 지난해 의료보험(36억2천500만 위안)보다 코로나19 방역(44억5천만 위안)에 더 많은 돈을 썼다고 밝혔다.

CNN은 "이런 사실은 지방정부의 막대한 방역 비용이 중국 정부가 갑자기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한 주요 이유임을 암시한 관영매체의 보도에 힘을 싣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입국자에 대한 격리를 폐지하며 국경을 개방한 지난 8일 관영 통신 신화사가 코로나19 정책에 대한 지도부의 생각이 변화한 배경을 공개했다고 소개했다.

당일 신화사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제거하기는 어렵고 코로나19 예방·통제 비용과 사회적 대가는 상승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