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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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로봇 관련주는 테마주 성격이 강했다. 호재성 뉴스가 나오면 반짝 급등한 후 제자리도 돌아갔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가 로봇 투자를 확대하고, 세계 각국이 ‘리쇼어링(해외 공장 자국 복귀)’에 나선 것을 계기로 중장기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시총 1조 로봇주 등장

17일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1.46% 오른 6만32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이 1조77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로봇주 최초로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93.8% 상승했다. 이날 뉴로메카(3.94%), 에스피지(2.17%), 로보티즈(1.83%) 등 다른 로봇주도 강세를 보였다.

로봇주에 투자하는 ‘KODEX K-로봇액티브’ 상장지수펀드는 1.03% 오르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ETF는 올 들어 15% 올랐다. 로봇을 포함한 국내 기술기업에 투자하는 ‘SOL KEDI메가테크액티브’도 연초 이후 7.8% 상승했다.

주가 상승을 촉발한 것은 삼성전자의 투자 소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코스닥 상장사 레인보우로보틱스에 59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3%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첫 로봇인 ‘EX1’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노인들의 운동을 돕는 시니어케어 로봇이다.

미·중 갈등으로 리쇼어링 흐름이 강해진 점도 로봇 산업에 호재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인건비가 비싼 선진국은 새로 짓는 공장에 자동화 기기를 많이 도입할 수밖에 없다”라며 “로봇은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최대 수혜주”라고 설명했다.

◆로봇시장 급성장 전망

로봇시장은 경기 침체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시장 규모는 작년 360억달러(약 44조5000억원)에서 2025년 530억달러(약 65조6000억원)로 연평균 1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도록 만들어진 협동 로봇이다. 의료, 산업, 서비스 등 자동화가 필요한 모든 업종에서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지분을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도 협동 로봇 제조사다. 지난 4일 상장한 뉴로메카도 협동 로봇 업체로 꼽힌다.

주가는 ‘꿈’을 바라보는 영역에 진입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작년 3분기 누적 11억8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시총은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뉴로메카, 로보스타, 로보티즈 등 다른 업체들은 대부분 적자 상태로 아직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로봇 산업의 고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종목별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있지만 2025년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로메카는 협동로봇 업체지만 시가총액(2046억원)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로보스타는 LG전자 계열사로서 LG그룹의 로봇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부품 제조사도 주목받고 있다. 키움증권은 로봇 필수 부품인 감속기를 제조하는 에스비비테크를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소형모터 전문업체 에스피지도 로봇용 감속기를 만드는 업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