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까지 서울 더줌아트센터서
가족과 젠더 향한 도발적 시선…테일러 맥 '히어' 국내초연
경계를 벗어나는 과감한 작품 세계를 선보여온 극작가 테일러 맥의 화제작 '히어'(HIR)가 국내 관객과 만난다.

더줌아트센터는 연극 '히어'를 오는 29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더줌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으로 공연한다고 13일 밝혔다.

'히어'는 3년 간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복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아이작'과 그 가족의 모습을 통해 이 시대 미국의 서민 가정이 가진 문제점과 젠더 문제 등을 정면으로 건드린 작품이다.

안락한 집을 기대하고 돌아온 아이작을 맞은 건 뇌졸중을 겪고 광대 같은 옷차림으로 생활하는 아버지 아놀드와, 남편에게 과거 당했던 폭력에 대한 복수심에 가득 찬 어머니 페이지, 그리고 가출을 꿈꾸는 트랜스젠더 동생 맥스다.

젠더 담론 등 기존의 질서에 대한 도발적인 시선을 담은 작품 활동으로 주목받아온 테일러 맥은 '히어'에서 익숙한 질서가 무너진 가정의 모습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진정한 의미란 무엇인지를 묻는다.

제목 '히어'(hir)는 영어의 'him'과 'her'의 합성어로 '그 사람'을 의미하는 성 중립적 대명사다.

뉴욕 다운타운과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2016년 퓰리처상 희곡 부문 후보에도 오른 미국의 극작가 겸 배우 테일러 맥이 2014년 처음 선보인 이 연극은 초연 후 전 세계에서 70개 이상의 프로덕션으로 제작됐다.

호주 시드니 연극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연극의 잠재력을 증명하는 작품"(영국 가디언), '놀랍도록 대담하고 배꼽 잡게 하는 블랙코미디에 더해진 사실주의와 부조리의 도발적인 조화"(미국 뉴욕타임스) 등의 호평을 받았다.

'히어'의 국내 초연은 이날치 콘서트 '물 밑'과 연극 '하녀들' 등을 연출한 대표적인 여성 연출가 중 한 명인 박정희(극단 풍경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배우 박명신과 김수현이 각각 엄마 '페이지'와 아버지 '아놀드' 역으로 무대에 오르며, 홍선우가 주인공 '아이작'을, 김하람이 동생 '맥스'를 연기한다.

가족과 젠더 향한 도발적 시선…테일러 맥 '히어' 국내초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