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노넨 전 IAEA 차장 "핵분열물질 생산 시간 걸려"…수사적 효과 노려
'김정은 핵탄 기하급수적 늘려라'…美전문가 "비현실적 발상"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전문가들은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0일 보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VOA에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핵 관련 산업에서 증가는 보통 점진적으로 이뤄진다"며 비현실적인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플루토늄 비축량과 관련해 검증된 정보는 없지만 핵과학자회보의 '핵보고서' 등은 연간 6㎏ 생산 속도에 25~45㎏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한다"며 이는 최소 3㎏ 플루토늄이 필요한 소형 전술핵무기를 8~15개 제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영변 핵 시설에서 새로운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5MWe 원자로와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재처리 작업을 2021년 여름부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험용 경수로를 가동하더라도 플루토늄 재고량을 2배로 늘리는 데 수년이 걸리고 재처리 공장의 개선 작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은 "기하급수적 보다는 점진적 증가일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수사적 효과'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기하급수적 증대가 가능할 수 있지만, 무기급 우라늄 공급의 제약을 받는다"면서 "북한이 무기급 우라늄 생산 역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이 그동안 생산한 무기급 우라늄 재고량을 이용해 몇 년 안에 전술핵무기 생산에서 빠른 증가를 이룰 가능성이 있고, 핵분열 물질이 적게 드는 전술핵무기 설계 역량을 갖췄다면 앞으로 연간 10개의 핵무기 생산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추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