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재단, 각계 원로·석학 24명 참여한 '한국의 새 길을 찾다' 펴내
"빠른 성장 속 인간의 본질·가치 도외시…악순환 끊기위해 변화해야"
"'분열 공화국'·'두 나라 현상' 빠진 한국…창조적 혁신 필요"(종합)
"지금 우리는 '분열 공화국', '두 나라 현상'에 빠져 있습니다.

국민의 정신세계는 척박하고 영혼의 근육은 얇아져 가고 있습니다.

이제 이러한 '한국 문제군'을 해결하고 갈등과 분열을 해소해야 합니다.

"
정덕구 니어(NEAR)재단 이사장은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의 새 길을 찾다' 출판 축하회를 열어 "지금은 또 한 번의 역사 반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이사장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꿈을 제시할 지도자를 '큰 바위 얼굴'에 빗대며 "큰 바위 얼굴이 태어나려면 정치·인물 생태계를 창조적으로 파괴·혁신해야 한다는 각계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동북아시아를 연구하는 민간 싱크탱크인 니어재단이 펴낸 '한국의 새 길을 찾다'는 정치·사회·경제·문화 분야 등 각계 원로와 석학 등 24명이 모여 우리 사회의 미래를 고민한 결과다.

김성수 전 대한성공회 대주교,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황식 전 국무총리,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송호근 한림대 석좌교수, 강원택 서울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분열 공화국'·'두 나라 현상' 빠진 한국…창조적 혁신 필요"(종합)
책의 부제는 '근현대사가 가르쳐준 교훈과 다가올 미래', 지난 100여 년의 여정을 반추했다.

재단은 올해 상반기에 국가 원로와 석학들을 모아 일대일 심층 담론과 인터뷰를 펼쳤고, 6월 말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분야별 당면 과제와 나아갈 방향을 정리한 최종 결과물이 이번 책이다.

정 이사장은 "개발 시대, 압축 고도화 시대를 지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역사가 던져준 문제집이자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집이며 스스로 토해내는 고해성사집"이라고 책을 소개했다.

그는 "짧은 시간에 많은 축적을 얻는 과정에서 인간의 본질과 국가 사회의 기본적 가치문제를 도외시해온 게 사실"이라며 "인간이 모여 사는 사회의 균형감과 품격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한국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금의 대한민국은 안타깝게도 전후좌우, 위아래 할 것 없이 모두 꼭꼭 막혀 있는 외길에 서 있는 형국"이라며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혁신과 변화를 주문했다.

"'분열 공화국'·'두 나라 현상' 빠진 한국…창조적 혁신 필요"(종합)
책에는 역사, 문화, 정치, 법치, 경제, 교육, 외교, 북한 등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분석이 담겨있다.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지낸 이각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는 서평 발표에서 "근현대사를 통찰하고 미래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문제의식이 정확하고 절절하다"며 "무엇보다 선입된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현재를 바탕으로 논의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훌륭한 기획"이라고 호평했다.

이번 책에 참여한 저자들은 한국이 나아갈 '새로운 길'을 위한 창조적 변화를 주문했다.

저자들은 ▲ 공공 부문의 혁신 ▲ 사회의 이중 구조 해소 및 사회 안전망 체제화 ▲ 인구절벽 문제 해결 등을 촉구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모두가 동의하는 근현대사의 성취, 반성, 회한을 딛고 전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김종인 전 위원장은 '극단의 정치를 극복하지 못하면 희망은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다 보니 양극화를 부추기거나 방치하는 일이 수십 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며 정치 시스템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어 "대통령이 아니라 의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정치 세력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그에 따라 균형 있는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정책의 일관성도 보장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정 이사장은 책을 준비하며 "역사에서 진실의 순간을 찾으려는 눈빛"을 봤다며 "역사에 남을 명구와 귀중한 자기 성찰이 담겨 있는 만큼 모든 국민의 현실 인식이 더욱 깊어지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분열 공화국'·'두 나라 현상' 빠진 한국…창조적 혁신 필요"(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