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성취평가 확실히 시행할 것"…2025년 전면 도입은 신중
'교사 성희롱 논란' 교원평가, 제도시행 경과 재검토 착수
이주호 "수시모집 역풍 반성해야…교사 책임 가장 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입 수시모집의 신뢰가 떨어진 원인으로 "수업의 변화, 교사의 변화가 없었다"며 "교사의 책임이 가장 큰데 (그동안) 교사는 무풍지대였다"고 비판했다.

이 부총리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시가 역풍을 맞은 것을 반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교학점제와 관련해서는 2025년 전면 도입까지 준비 기간이 빠듯한 상황이라며 고교평가제 시행을 위한 성취평가제 안착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 AI 보조교사를 활용한 에듀테크를 강조했는데.
▲ 교육감들의 '1인 1디바이스' 공약으로 교실 수업에서 디바이스를 쓸 수 있는 환경이 됐는데, 디바이스 안에 개별 맞춤형 학습을 할 수 있도록 AI 튜터를 설치하자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사들이 (AI 튜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교사는 지식을 전달할 이유가 없고 멘토·코치 역할을 하면 된다.

수업도 쌍방향으로 바뀌니 교실이 깨어나게 된다.

-- 에듀테크로 수업한 학생들이 대입을 치르려면 수능도 자격고사로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 가장 바람직한 입시 제도는 학습과 평가가 통합되는 것이다.

우리 입시 제도는 수업과 분리돼 있다.

수능이 대표적인데, 그런데도 수능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새 수업 방식은 수업과 평가가 굉장히 많이 통합돼 있다.

그런 과정으로 굴러가게 될 것이다.

-- 당장 입시 제도를 조정하긴 힘들다는 것인가.

▲ 계속 말씀드리는 것은 수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부터 수시가 역풍 맞은 것을 반성해야 한다.

수시가 수업을 결국은 바꾸지 못했다.

수업을 잘해서 수시의 신뢰성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

-- 수시 제도를 조금씩 개선할 때마다 결국 땜질 처방이 되면서 도입 목적이 흐려지는 것 같다.

▲ 수시의 가장 큰 문제는 수업의 변화, 교사의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교사의 변화를 이야기한 적 있나.

교사의 책임이 가장 큰데, 교사는 무풍지대였다.

-- 수시의 공정성 논란은 결국 교사에 대한 신뢰와 연결된 것 아닌가.

▲ 교사들한테 교실을 깨우자고 하면 '너무 일이 많다', '진도를 나가야 한다'고 답한다.

진도는 AI 튜터에게 맡기고, 교사를 트레이닝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AI 튜터가 평가도 해주니 훨씬 객관적으로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수시에 대한 신뢰성이 회복될 것이다.

-- 교사의 본업이 달라지는 것인데.
▲ 대대적인 연수가 필요하다.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에도 교사 연수 예산이 많이 편성돼 있다.

채찍보다는 당근이 필요하다.

열심히 하는 교사나 연구회를 지원한다든지, 잘하는 교사들이 시연하도록 하고 보상을 주면 된다.

최근 교원단체를 만나 행정업무 경감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했다.

업무를 실효성 있게 경감해주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주호 "수시모집 역풍 반성해야…교사 책임 가장 커"
-- 지난해부터 통합 수능 체제로 바뀌면서 수험생들이 모두 수학에 매달리는 상황이 됐다.

▲ 나는 수능 폐지론자이고, 내가 바라보는 비전은 수능이 필요 없는 세계다.

그러기 위해선 교육 변화 비전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교육 정책의 연속성이 중요하고 그 시그널이 확실히 전달돼야 (학생·학부모들이) 불필요한 준비를 하지 않는다.

지금은 어떤 입시제도가 나온들 학부모가 믿겠느냐. 임기 중에는 입시제도에 대해 미세조정을 하려고 한다.

첫 번째 임기 때 했던 것이 왜 (원점으로) 돌아갔는지 고민한다.

(내신) 성취평가도 (첫 임기) 마지막 해에 공들였는데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고교학점제에 포함된 성취평가는 이번에 확실히 시행하려고 한다.

9등급제에서 A∼E 절대평가로 바뀌는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교사의 변화에 있고, 교사들이 평가 역량을 갖추게 하는 교육행정에 있다.

(지금 상황에서) 2025년 고교학점제를 어떻게 (전면 도입을) 하겠나.

2년 동안 교사들이 평가 역량을 갖추고 학부모에게 (평가 신뢰성) 모니터링 시스템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가 변할 수 있으면 제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 최근 문제가 된 교원능력개발평가를 개선할 계획은.
▲ 내가 교원능력개발평가를 도입한 지 10년이 지났다.

담당 팀에 (제도 시행 경과 분석에 대한) 재검토를 맡겼다.

-- 사회부총리 역할은 어떻게 강화할 예정인가.

▲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교육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육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는 것은 좋은 취지인데 (지금껏) 살리지 못했다.

예를 들면 지역 위기의 본질 중 하나는 교육이 (지역 발전에) 기여하지 못한 것이 크다.

(사회부총리로서) 지자체장과 파트너십을 가지고 같이 돈을 쓰는 구조로 가면 지역도 살리고 대학도 살릴 수 있다.

모든 아이를 초등학교까지 국가가 책임져주는 문제도 범부처 협업이 필요한 사회부총리 역할이다.

마약 문제의 경우, 가장 큰 위험은 마약이 학교로 들어오는 것이다.

미국 학부모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학교폭력보다 마약이라고 한다.

빨리 법무부와 조치해야 한다.

이주호 "수시모집 역풍 반성해야…교사 책임 가장 커"
-- 유보통합 추진단 구성은 어떻게 되고 있나.

▲ 거의 마무리 단계다.

큰 무리 없이 연말 전에 교육부 내에 추진단이 꾸려질 것이다.

큰 방향에서 교육부 중심의 (유치원·어린이집) 통합 관리체계를 만드는 방안에 대해 용산(대통령실)이든 보건복지부든, 여성가족부든 이견이 없다.

-- 어린이집 입장이 과거와 달라졌나.

▲ 교육부로 통합하는 데 어린이집과 복지부의 호응이 훨씬 좋아졌다.

2025년 유보통합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2025년 1월부터는 (유치원·어린이집) 관리체계를 교육청으로 완전히 통합한다.

부처 간 협의가 됐고 그렇게 로드맵이 나왔다.

-- 학부모 입장에서는 무엇이 달라지는 것인가.

▲ 관리체계가 일원화되면 교사, 교육의 질 등 내용적인 통합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을 어디에 맡겨도 안심할 수 있는 체제가 된다.

-- 어린이집·유치원 교사의 상이한 처우 문제, 교원 양성 과정 개발은 어떻게 되나.

▲ 통합된 안에 어떤 모습으로 담길지는 지금부터 고민하고 논의하고 소통할 것이다.

-- 취임 전후로 평생학습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 (올해 안에 발표하는) 평생학습 5개년 계획은 대학이 평생학습 센터가 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큰 방향이다.

수요가 많은 30∼40대의 평생학습을 대폭 활성화하는 쪽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30∼40대에선) 새 지식을 습득하고 새 기술을 익히려는 수요가 팽창하고 있다.

수업은 디지털 기반으로, 프로그램 형태는 나노·마이크로 디그리(교육 내용을 소단위로 세분화한 교육과정)로 전환하자고 특별히 주문했다.

-- 도입을 추진 중인 지역 중심 대학 지원 체계와 기존 지역혁신 플랫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 재정·규제·구조 개혁 세 가지 '화살'이 수단이다.

재정 개혁은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를 통해서 큰돈을 주자는 것이다.

또 지역혁신 플랫폼과 달리 이번 사업으로는 많은 규제를 풀어주려고 한다.

구조 개혁은 쉽게 말하면 폐교를 지자체, 대학이 캠퍼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사업도 2025년에 큰 그림을 그리겠다.

2025년에 많은 것이 걸려 있다.

유보통합뿐 아니라 고교학점제도 시작해야 하고, (2022 개정) 교육과정도 2025년 (본격 적용)이다.

2년 열심히 해서 2025년 큰 변화를 일으키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