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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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4대 연금의 재정 적자 규모가 오는 2070년 242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040년부터 4대연금의 적자가 시작돼 2070년에는 GDP의 6.55%에 달하는 연간 적자가 발생할 것이란 예상이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수급자 1인당 국가가 지급하는 보전금 규모는 1754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적연금개혁 논의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예정처는 최근 발표한 2022~2070 장기재정전망을 바탕으로 4대 공적연금의 재정수지를 분석한 결과 오는 2070년 4대연금의 합산 적자액이 242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현재의 낮은 보험료율과 높은 소득대체율 구조가 지속될 경우, 2022년 43조3000억원 흑자에서 2070년 211조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각각 3조5000억원, 1조7000억원, 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의 적자 규모는 매년 확대돼 2070년 19조3000억원, 5조2000억원, 7조2000억원 등에 이를 전망이다.

4대연금의 합산 적자는 2040년 약 2조5000억원 규모로 처음 발생한다. 이후 매년 확대돼 2050년 109조8000억원, 2060년 198조4000억원, 2070년 242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 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비율은 2040년 -0.13%에서 2050년 -3.37%, 2060년 -5.64%, 2070년 -6.55% 등으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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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의 적립금이 소진되지 않도록 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2070년 국민부담금은 1072조원에서 1290조원으로 20.4% 증가할 전망이다. 국민부담금은 총조세와 사회보장기여금 등을 합한 값이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 대한 국가의 부담도 커진다. 예정처는 공무원 및 군인연금의 수급자 1인당 국가보전금이 2022년 연간 726만원에서 2070년 1754만원으로 2.4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험료를 10% 인상할 경우 보전금은 1646만원으로 6.2% 줄어들고, 연금 급여 등 지출을 10% 줄일 경우엔 1395만원으로 20.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정처는 현재 4대보험의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진단했다. 보험료율 인상과 소득대체율 인하 등 모수 조정이 개혁 방안으로 언급되지만 이는 충분치 않다고 봤다. 연금 통합이나 자동조정장치 도입과 같은 구조개혁이 병행돼야한다는 의미다.

이같이 적자 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1990년대생 등 젊은 층 사이에선 '국민연금이 고갈되면 받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기금이 소진되면 적립식에서 부과식으로 변환된다"며 "모자라는 부분은 국가가 메워주는 식으로 연금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연금을 못 받는 상황을 국가가 내버려 두겠느냐"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의 덜내고 더 받는 형태의 연금 지급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