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 정상이 3년 만에 만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입장이 다른 상황에서도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17일 시 주석과 기시다 총리는 태국 방콕에서 회담을 36분간 진행했다. 이번 회의는 18일 이곳에서 열릴 제29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성사됐다. 센카쿠열도 분쟁과 대만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의제였다. 양국 정상 회담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2019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일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시 주석을 만난 이후 약 3년 만이다. 두 정상이 대화한 건 지난해 10월 전화 통화가 마지막이다.

양국 정상은 모두 국제사회에서 중·일의 중요성과 협력을 강조했다. NHK에 따르면 시 주석은 모두발언에서 “올해는 양국 국교 정상화 50주년의 해”라며 “양국은 아시아와 세계에서 중요한 나라인 만큼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과 일본 모두 이 지역(아시아태평양)에서 국제사회의 안전과 평화를 보장할 책임이 있다”며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경제 활동과 인적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이날 시 주석에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와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센카쿠열도를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일본은 이 열도를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접속수역을 설정했지만 중국은 해경국 선박을 이 열도 주변에 보내며 반발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직후 “시 주석에게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며 센카쿠열도와 대만해협 문제에 대한 일본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의 중국 방문에도 합의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