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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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국 아파트값이 19년 만에 최대 하락했다. 서울은 2008년 금융위기 후 월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으로 주택·금융시장이 동시에 어려워지는 복합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월 대비 1.20% 하락했다. 월간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11월 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 가격도 각각 1.52%, 0.90% 떨어져 19년 만에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값은 10월 한 달간 1.24% 내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1.73%) 후 최대 내림폭을 보였다. 송파구가 전월 대비 2.0% 떨어져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낙폭이 컸다. ‘영끌족’ 매수세가 몰린 노원구(-1.83%), 도봉구(-1.81%)의 낙폭도 두드러졌다.

금리 인상발(發) 매수세 위축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강하게 부동산시장을 덮쳤다는 분석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연말까지 매수세 위축을 반전시킬 만한 요소가 없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금융과 분양시장 등의 복합위기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한국주택협회와 공동으로 이날 개최한 ‘위기의 주택시장:진단과 대응’ 세미나에서 허윤경 연구위원은 “일부 대출 규제 등을 풀어주는 조치만으로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주택협회 회원 건설사 등 주택사업자 7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5.7%는 ‘주택시장이 경착륙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심은지/박종필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