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가는 분명히 없었던 것"이라며 책임 소재가 정부에 있었음을 인정했다.

한 총리는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청년들이 (오후) 6시 34분 국가는 없었다고 정부 책임을 묻기 시작했는데, 잘못된 건가"라는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대답했다.

전 의원이 언급한 '6시 34분'은 이태원 참사 당시 시민의 첫 112 신고가 이뤄진 시각이다. 한 총리는 "현시점에서 보면 집회가 일어나는 용산 쪽에 치안을 담당하는 분들이 제대로 못 했기 때문에 분명히 국가는 없었던 것"이라고 재차 인정했다.

또 전 의원이 '일선 용산 경찰서가 몰랐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상식 밖의 일"이라고 재차 지적하자 한 총리는 "그렇다"고 수긍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 사진=연합뉴스
한 총리는 이날 질의에서 정부가 이태원 참사를 '사고', '사망자'로 표현해 논란이 일었던 것과 관련해, "'참사'와 '희생자' 표현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 총리는 "이제라도 참사, 희생자라고 정부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지시할 용의가 있냐"는 주철현 민주당 의원 질의에 "최근 진행된 수사 등을 봤을 때 참사와 희생자 표현으로 바꿀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한 총리는 "당초에 저희가 사고와 사망이라고 했던 것은 재난관리안전기본법에 기초를 둬서 우선 정했던 것"이라며 "지금으로 봐서는 참사이기도 하고 희생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총리는 "사고와 사망자라는 것도 분명히 우리 법에 의한 용어이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그건 합당한 결정일 수도 있었다"면서도 "이런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고, 거기에 따라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참사, 희생자를 쓰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