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대통령. / 사진=뉴스1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대통령. / 사진=뉴스1
최근 정부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에 대한 질책성 발언을 쏟아낸 것을 두고 "법률적으로는 맞는지 몰라도 인간적, 윤리적, 국가적으로는 잘못된 말"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을 통해 공개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이같이 적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의 말씀은 검사의 언어, 검사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용산경찰서장, 용산소방서장, 용산구청장 등 '용산' 공직자들이 줄줄이 입건됐다"며 "용산에만 책임을 묻는다면 대한민국은 왜 존재하나. 국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지 다시 묻게 된다"고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을 겨냥해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였지만, 대통령실은 이례적으로 윤 대통령의 회의 발언을 원문 그대로 공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난안전관리체계 점검 및 제도 개선책 논의를 위해 열린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재난안전관리체계 점검 및 제도 개선책 논의를 위해 열린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회의 도중 마이크를 잡은 윤 대통령은 "정보역량이 뛰어난 우리 경찰이 왜 네 시간 동안 물끄러미 (상황을) 쳐다만 보고 있었냐"며 "(경찰들이) 현장에 나가 있었다. 112 신고가 안 들어와도 조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이걸 제도가 미비해 대응을 못 했다고 하는 말이 나올 수 있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가 제도가 미비해서 생긴 건가. 저는 납득이 안 된다. 6시 반부터 사람들이 정말 숨도 못 쉴 정도로 죽겠다고 하면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있는 건데, 그걸 조치를 안 한다"며 "사람이 많이 몰릴 것 같다든지 등 그런 정보를 경찰과 일선 용산서가 모른다는 건 상식 밖"이라고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을 면전에 두고서도 "경찰청장은 그 당시 상황에 충북의 고향에 가 있었다고 그러지 말고, 철저하게 규명하라. 공개된 자리에서는 내가 이 이야기를 그냥 에둘러서 했다"며 "아무리 수사가 특별수사본부에서 하고 청장은 관여를 안 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수사는 수사대로 하더라도 이 사고에 대한 행정적인 진상규명은 경찰청장의 권한과 책임에 속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원인 등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박희영 용산구청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당직 상황관리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용산서 정보과장 및 계장 등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