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분 간 경찰 질타…'尹 비공개 발언' 이례적 공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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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봐" 질책한 尹
'국민적 공감대 있다'고 판단한 대통령실
앞서 112 신고·대통령실 당일 대응도 공개
尹 참사 대응, 비판 소지 많지 않다고 판단
'세월호 정보 은폐' 박근혜 정부 반면교사
野 "경찰 꼬리 자르기…손볼 기회라는 것"
'국민적 공감대 있다'고 판단한 대통령실
앞서 112 신고·대통령실 당일 대응도 공개
尹 참사 대응, 비판 소지 많지 않다고 판단
'세월호 정보 은폐' 박근혜 정부 반면교사
野 "경찰 꼬리 자르기…손볼 기회라는 것"

대통령실이 이처럼 윤 대통령의 발언을 대폭 공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통령실 한 고위관계자는 "울분이 있는 국민이라면 그런 질문을 하고 싶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충분히 국민적 공감대를 불러올만한 내용이었다는 주장이다.
윤 대통령은 회의 중 이태원 참사 당시 상황을 거론하며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 이거예요. 현장에 나가 있었잖아요. 112 신고 안 들어와도 조치를 했었어냐 하는 것 아닙니까. 이걸 제도가 미비해서 여기에 대응 못 했다고 하는 말이 나올 수 있냐 이 말이에요"라고 질타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도로 통제 관련 발언을 두고 "본질을 꿰뚫는 말이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인파운집으로 인해서 사고의 위험이 굉장히 높아지는 상황이고 112 신고가 들어올 정도의 상황이면, 그리고 그 현장에 다수의 경찰이 있었으면 즉각 그것은 인파 밀집도를 떨어뜨리는, 소위 말해서 통행과 점유공간을 넓혀 줘야 하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주 도로 바로 옆에 있는 인도에서 벌어진 사고입니다. 그러면 이 정도 되면 주 도로를 당연히 차단했어야죠"라며 "예를 들어서 블루스퀘어 쪽, 그러니까 해밀톤호텔에서 블루스퀘어 쪽 100~200m 지점에서 녹사평 쪽으로 가는 이태원 앞이 4차선인데 그 중앙선 2차선을 딱 차단해서 막고 이쪽을 회차시키면 이쪽에서 나가는, 녹사평으로 가는 차들은 금방 빠집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사건을 대처하는 시각이 이래야 하는구나' 생각했다"라며 실무진들도 윤 대통령 발언을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참사 당시 윤 대통령의 대응이 비판받을 소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보고를 받은 게 아니라 먼저 대응을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당일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쉽게 말해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사례를 '반면교사' 삼는 기류도 여권에서 읽힌다. 여권 한 고위관계자는 "이 정도의 사고가 국민에 준 충격과 상처가 있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시 특검을 지휘했는데 어떤 대응이 정권을 무너뜨렸는지 훤히 잘 알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정부의 무능을 가리려 참사 책임을 경찰선에서 꼬리 자르려는 것에 더해 ‘경찰 손보기’ 기회를 삼으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