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이태원 참사 현장 찾은 오세훈 시장 / 사진=연합뉴스
귀국 후 이태원 참사 현장 찾은 오세훈 시장 /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고 현장의 폴리스라인을 뚫고 도망쳤다는 사진이 온라인에서 확산했다. 오 시장이 탄 차량 윗부분에 폴리스라인 테이프가 달린 사진이 그 증거로 제시됐으나 당시 모습을 찍은 영상에는 현장을 살피고 떠나는 오 시장 차량의 전고(차 높이)가 높아 폴리스라인을 통과하지 못했을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1일 한 트위터 이용자는 “어제 이태원 현장 방문 오세훈, 주변 분위기 심상치 않자 경찰 폴리스라인 뚫고 내뺐다”는 글과 함께 세 장의 사진을 올렸다. 이는 참사 현장을 찾은 오 시장이 시민들의 비난을 받을세라 폴리스라인도 무시한 채 급하게 떠났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게시물을 올린 해당 네티즌은 오 시장이 차량에 탑승한 사진, 차 지붕 부분에 폴리스라인을 붙인 채 운행하는 차량의 사진을 함께 올렸다. 특히 취재진 등이 몰려 있는 이태원 참사 현장을 반대편 거리에서 찍은 사진도 있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당 게시물을 캡처한 사진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했다. ‘이태원 폴리스라인 뚫고 도망친 오세훈’ ‘오세훈 빤스런’ 등의 제목이 달리기도 했다. 일부 글에는 “질서유지선을 침범해 이를 고의로 손괴, 혹은 은닉하는 행위는 6개월 이하의 징역 혹은 5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혹은 과료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이날 유튜브 채널 ‘개평’에 올라온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떠나는 오세훈 서울시장’ 제목의 영상에는 폴리스라인을 일부러 훼손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모습이 담겼다.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과 마찬가지로 이태원 참사 현장 반대편 도로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영상에서 초록색 민방위복을 입은 오 시장은 현장을 살핀 뒤 차량에 탑승했고 이후 오 시장이 탄 차량이 출발하자 경찰들은 폴리스라인을 위로 들어 올렸다. 하지만 전고가 폴리스라인보다 높아 차량 지붕에 걸렸고, 폴리스라인이 그저 딸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공무 출장 중이었던 스위스에서 급거 귀국해 지난달 30일 오후 5시 40분쯤 참사 현장을 찾은 오 시장은 사고가 발생한 골목길을 소방 관계자와 함께 둘러봤다. 이후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조의를 표한 오 시장은 취재진을 향해 “아들과 딸 같은 젊은 분들이 희생돼 더욱 참담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가 사고 예방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이제 막 귀국해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