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분석…현재 세계아동 25% 폭염 경험
"온난화 방치되면 2050년 전체가 질병·굶주림·사망·이주"
"굶고 병들고…기후위기에 어린이 성장권 침해당해"
기후위기는 어린이가 성장할 권리를 침해하고 이들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25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니세프는 이날 '그들의 남은 생에서 가장 추운 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지금도 세계 아동 4명 중 1명인 약 5억 5천900만 명의 어린이가 매년 최소 4∼5차례 위험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으며, 2050년이 되면 그 수가 4배인 20억 명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로서 '최선의 시나리오'에 따라 지구 기온 상승 목표치를 섭씨 1.7도로 억제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유니세프는 지적했다.

만약 앞으로도 계속 화석 연료 사용을 늘려 지구 기온이 2.4도 높아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대로라면, 2050년 세계 어린이의 약 94%가 최소 4.7일간 계속되는 폭염에 시달릴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남아메리카, 중앙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 각 대륙에서 장기간의 폭염을 피할 수 있는 곳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유니세프는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수억 명의 어린이가 죽음에 이르거나 질병, 굶주림, 강제 이주 등 더 장기적이고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어린이와 유아는 체온 관리 능력이 떨어져 폭염에 더 취약하며, 이로 인해 천식과 심혈관계 질환 등 수많은 질병을 야기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니세프는 또 폭염으로 가뭄이 심해지면 식량과 식수가 부족한 지역의 어린이는 발육에 지장이 초래되고, 어린이가 가족들과 함께 다른 곳으로 이주할 경우 폭력적 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극단적 기후 변화에 노출된 아동은 집중력과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번 보고서는 다음달 11일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약 2주 앞두고 나왔다.

가디언은 이번 보고서가 거대 기업의 이익 앞에서 주저하고 타협하는 정치 지도자들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최근 7년은 과거 어느 때보다 기온이 높았고, 특히 올해는 극심한 폭염과 가뭄, 산불, 폭우, 홍수 등 지구가 직면한 기후 위기의 강도와 어느 해보다 심했다고 지적했다.

유니세프의 기후·환경 전문가인 니콜라스 리스 씨는 "기후 위기 전반의 악영향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폭염은 눈앞에 닥친 위기이며 그 폐해가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