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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제주 드림타워 직접 가보니…

리오프닝 수혜주에도 주가 지지부진
오버행부터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 우려

호재·악재 서로 뒤엉켜…카지노 실적 관건
상승여력 충분?…타임폴리오 추가 매입 배경
롯데관광개발이 운영 중인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시설. /사진=한경 DB
롯데관광개발이 운영 중인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시설. /사진=한경 DB
롯데관광개발 주가 전망을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옵니다. 리오프닝 수혜주에도 불구하고 주가 흐름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악화된 재무 상황을 지적하면서도, 악재가 다 나온 만큼 주가가 조만간 바닥을 형성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문제는 '주가'입니다. 보통 주가는 실적을 6개월 선행하는 경향이 있는데, 리오프닝 수혜주인 롯데관광개발 주가는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죠. 올 들어 전날까지 46% 넘게 주가가 급락,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9000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4.9%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하락 폭이 더 큽니다.

롯데관광개발은 호재와 악재가 서로 뒤엉켜 주가 전망이 어려운 종목으로 꼽힙니다. 증권가에서도 롯데관광개발을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죠. 롯데관광개발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주식을 추가 매입할 정도로 리오프닝 수혜가 예상되지만, 자금조달 가능성과 기발행된 전환사채(CB)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관련 리스크를 가지고 있죠.

그렇다면 주가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신호는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요, 최근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어남에 따라 롯데관광개발을 눈여겨보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카지노 등 주력 사업이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죠. 이번 한경 마켓PRO 기업탐방 코너에선 리오프닝 수혜주인 롯데관광개발의 투자 가치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하늘길 열렸지만…주가 오르지 못하는 이유?

우선 시장에서 우려하는 CB 오버행 이슈부터 보겠습니다. 만약 기발행된 CB를 주식으로 전량 전환할 경우 상장 주식 수 대비 20.6%(1492만4041주)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자금조달 가능성과 상장 주식 수 대비 20.6%의 오버행 물량이 존재하는 것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죠.

단, 전환 시기가 도래했음에도 행사가액이 현 주가보다 낮아 당장 시장에 풀릴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현재 CB 6회~8회차에 이르는 물량 규모가 2500억원에 육박하죠. 그렇지만 가장 가까운 CB 만기일은 내년 9월 20일입니다. 다른 CB들의 만기일은 오는 2025년 1월부터 11월이죠.

현재 이 CB들의 행사가액도 최소 1만2762원부터 1만3850원입니다. 현 주가가 1만원을 밑돌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당장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카지노 관련주인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 주가 비교 그래프.
카지노 관련주인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 주가 비교 그래프.
또 주가 계속 빠지는 이유로는 악화된 재무건전성이 있습니다. 제주 드림타워에 쏟아부은 투자금과 운영비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죠. 생각보다 더딘 회복 속도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듯합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롯데관광개발의 부채비율은 423.9%에 달합니다. 그나마 1000%대 부채비율에서 대폭 줄어든 수치입니다.

롯데관광개발을 알기 위해선 제주 드림타워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인 2020년 12월 개장한 롯데관광개발의 제주 드림타워는 제주에선 보기 드문 도심형 복합리조트입니다. 최신식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설부터 1600개실의 호텔, 쇼핑몰 등을 운영하고 있죠.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지하 5층부터 지상 38층, 연면적 30만3737㎡(약 9만1880평)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앞서 롯데관광개발은 2020년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해 총 7000억원의 담보대출약정을 체결했죠. 당시 대출은 선순위(Tranche A)와 후순위(Tranche B)로 나눠서 진행됐는데, 이자율만 각각 4.05%, 5.9%에 달합니다.

이후 롯데관광개발은 운영비용 마련 등의 사유로 총 4번에 걸쳐 1000억원 이상 사모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이자 부담이 누적된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상반기 이자 비용으로 420억원을 지출했습니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롯데관광개발 총차입금(장·단기차입금, CB 등 포함)은 8300억원이 넘습니다. 현금성 자산은 318억원에 불과하죠.

이에 시장에선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죠. 이 경우 오버행이나 이자 비용 이슈 등으로 주가나 재무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외국인 공매도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입니다. 지난 17일 기준 공매도 거래 상위 50종목 중에서 롯데관광개발은 37위를 차지했죠. 당시 공매도 비중은 16.88%까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악재 우려에도…투자 매력 있다?

단, 주가에 악재가 반영된 만큼 추후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무시하진 못할 듯합니다. 실적 부진과 공매도 등으로 주가가 요동치겠으나 조만간 매수 시점이 올 것이란 설명이죠.

특히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지난 13일 롯데관광개발 주식 104만주를 장내에서 추가 매입, 지분율을 기존 5%대에서 7.19%까지 끌어올린 것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옵니다. 시장에선 이번 타임폴리오의 추가 매입을 두고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와 리조트 사업 등이 점차 정상화됨에 따라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롯데관광개발이 보유 중인 제주 드림타워의 가치를 감안하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합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 하에 (롯데관광개발) 주식을 추가 매수한 것"이라며 "(추가 매입으로) 시장에 지분을 공시해야하는 부담에도 주식을 샀다는 것은 향후 롯데관광개발 주가가 오를 것이란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롯데관광개발이 운영 중인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시설. /사진=한경 DB
롯데관광개발이 운영 중인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시설. /사진=한경 DB
이번 기업 탐방에서 느꼈지만, 숙박객이나 카지노 이용객들은 상당히 북적거렸습니다. 특히 내부 식당 등 시설 이용과 관련해선 웨이팅이 필요할 정도로 이용객들이 많았습니다. 만약 카지노, 호텔 고객들 유입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경우 주가 반등 신호로 해석할 여지도 있어 보입니다.

롯데관광개발도 사업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리오프닝과 함께 하늘길이 열리자 카지노 VIP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을 짰죠. 우선 일본과 동남아 등의 VIP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입니다. 통상적으로 카지노 매출의 80% 이상이 VIP 고객으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이죠. 국제 카지노 업계 큰손들을 연결해 손님을 끌어오는 에이전트인 '정켓' 업체들도 일부 확보했다고 내부 관계자가 귀띔해줬습니다.

외국인 투숙객 비중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지난 9월 기준 1만276명이 제주 드림타워 호텔을 이용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3906명) 163% 늘어난 수준이죠. 회사 측은 지난 6월부터 방콕, 싱가포르 등 동남아 고객들이 제주 드림타워를 찾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롯데관광개발이 운영 중인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시설. /사진=한경 DB
롯데관광개발이 운영 중인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시설. /사진=한경 DB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관광개발은 여행사업부의 전세기 운항 노하우를 활용해 제주 국제공항 정상화 전 제주 직항노선 부족에 따른 제약을 극복하고자 한다"면서 "일본과 운항 재개로 인천, 김포, 부산의 국내 외국인 카지노 실적이 반등했던 점을 고려하면 하늘길 확장은 즉각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11월부터는 도쿄, 오사카 항공노선이 회복돼 일본 카지노VIP·일반 고객 방문으로 카지노와 비카지노의 실적이 동반 개선될 것"이라며 "2019년 마카오 입국 여행객 합산 비중 20%를 넘기는 홍콩과 대만 하늘길 재개도 계획돼 있어, 부족했던 외국인VIP 수요를 채우는 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죠.

매수 시점 언제…카지노 실적·공매도 주시

롯데관광개발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8.1% 늘어난 911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호텔 부문이 616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카지노 매출액은 245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9%, 704.4% 늘어난 수치이죠. 반면 적자 폭은 줄었으나 상반기에만 56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중화권과 동남아시아 카지노 VIP 고객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다른 경쟁사와 달리 호텔과 카지노를 직접 소유하고 있어, 고객 유치와 수익성 면에서도 크게 유리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회사의 적자나 부채는 초기 투자 비용에 따른 것이지, 카지노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제주 드림타워 내 카지노 시설. /사진=롯데관광개발
제주 드림타워 내 카지노 시설. /사진=롯데관광개발
공매도 쇼트커버링으로 주가가 단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단기 차익을 노리려면 공매도 후 쇼트커버링이 유입되는 롯데관광개발을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쇼트커버링은 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사는 환매수를 의미합니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이 되면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준 기관에 연말 배당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배당에 대한 세금 등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배당락일까지 주식을 상환하려 한다"면서 이들이 빌린 주식을 갚으면서 쇼트커버링이 발생할 수 있다. 공매도 비율이 높은 종목을 미리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죠.

당장 롯데관광개발이 리오프닝 수혜를 받지 못하더라도 추후 카지노 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될 경우 투자 시점이라는 조언도 나옵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현재 주가 급락은 공매도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보인다"면서도 "롯데관광개발의 경우 수익 비중이 카지노에 치중돼 있는 구조이기에, 카지노 실적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롯데관광개발 프로필(10월24일 종가기준)
현재 주가: 9410원
최근 3년간 연간 실적 추이(연결): 매출액 884억원→167억원→107억원
영업이익 -161억원→-713억원→-1315억원
적정주가: 2만1000원(3개월 내 증권사 평균 목표가)
올해 예상 영업이익: -700억원(3개월 내 증권사 평균 컨센서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