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법적 지위 부여 추진…"지각 있는 존재" 명시 전망
"동물, 사물 아니다" 칠레, 민법개정 급물살
남미 칠레 의회가 동물에 '지각 있는 존재'라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23일(현지시간) 비오비오칠레와 인포바에 등 중남미 매체에 따르면 칠레 의회는 동물을 사물 또는 동산으로 취급하는 민법 조항을 수정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물건으로 규정된 동물에 '지각 있는 존재'라는 별도의 법적 지위를 주는 한편 사람 외 동물에 대해 '각종의 특성에 맞는 복지 보장' 등을 담는 게 골자다.

'별도의 특별법에 의해 동물을 보호한다'는 내용도 명시된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동물 소유자, 동물에 대한 기타 권리인 등은 동물 관리 의무를 적절히 행사해야 한다는 조문도 포함된다.

현재 하원 환경위원회 소위에서 용어 손질과 법률적 검토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물권을 폭넓게 인정하자는 여론은 사실 칠레에서 2015년부터 이어져 왔다.

한 사회단체의 '사물이 아닙니다' 캠페인이 그 대표적인 사례인데, 이들은 동물권을 헌법에 포함하기 위한 전국 서명을 진행해 19만 명이 넘는 지지를 얻기도 했다.

실제 칠레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정권 시절 제정한 헌법을 개정하려는 과정에서 '동물은 특별 보호 대상이다.

국가는 학대 없는 삶을 살 동물의 권리를 인정해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

국가와 관련 기관은 동물에 대한 공감과 존중에 기반한 교육을 촉진한다'는 등의 조항을 담기도 했다.

다만, 관련 개헌안은 "일부 조항이 추상적인데다 여론 수렴 없이 급격한 사회 변화를 강제한다"는 등 이유로 반대에 부닥치면서 지난달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바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민법 98조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법적 지위를 추가한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개정안은 1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