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이집트 "리비아통합정부 국제협약 체결 권한없어" 반발
튀르키예-리비아 에너지탐사 협력에 동지중해 또 격랑
튀르키예와 리비아가 해양 자원탐사에 협력하기로 하면서 천연가스 등 매장량이 풍부한 동지중해 연안의 이웃 국가들이 반발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전날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리비아통합정부(GNU)와 석유 및 천연가스 탐사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나즐라 만구시 GNU 외무장관은 서명식에서 "이번 합의는 양국에 이익이 되는 경제 이슈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해각서에 양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특정 자원 탐사 프로젝트가 포함되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튀르키예와 리비아의 EEZ 자원 탐사로 불이익이 예상되는 그리스와 이집트 등 동지중해 연안국이 반발하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2019년 튀르키예와 리비아가 체결한 수역 협정에 자국의 EEZ 침범 내용이 포함됐던 그리스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사실상 3년 전 협정 이행 차원으로 보고 있다.

당시 그리스는 자국 주재 리비아 대사를 추방했고, 터키는 북키프로스에 무인기를 배치하는 등 양국 간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이후 그리스와 이집트는 자체적으로 EEZ 협정을 체결했는데, 그리스 외교관들은 이 협정이 튀르키예와 리비아 간 수역 협정의 효력을 무력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리스 외무부는 튀르키예와 리비아의 새로운 에너지 탐사 협력에 대해 "주권이 미치는 지역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킬 것이며, 국제 해양법을 온전히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19년) 각서 내용 언급은 물론 이와 관련된 행동에 대해 양자는 물론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집트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이집트와 그리스 외무장관이 전화로 리비아의 상황을 논의했다.

이제 물러날 (리비아) 통합정부는 국제 협약이나 양해각서를 체결할 권한이 없다"고 비판했다.

니코스 덴디아스 그리스 외교부 장관은 트위터에 이집트 외무장관과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양국이 GNU의 협약 체결에 대해 항의했다.

오는 9일 카이로를 방문해 이 문제를 상의할 예정"이라고 썼다.

장기내전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선거가 무기한 연기된 리비아에서는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GNU와 동부 투브루크 의회에서 임명한 대안 정부가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

리비아 사태 와중에 GNU를 지원해온 튀르키예의 차우쇼을루 외무장관은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든지 신경 쓰지 않겠다.

제3국은 간섭할 권한이 없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