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양안 긴장·미 금리인상'에 금융안정기금 2배 확충 추진
대만 당국이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투입하는 국가금융안정기금의 가용금액을 2배로 확충할 방침이다.

29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쩡밍쭝(曾銘宗) 국민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전날 재정부의 입법원 업무보고 관련 질의응답에서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정세의 긴장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여파에 대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안정기금이 가용금액을 5천억 대만달러에서 1조 대만달러(약 44조9천억원) 규모로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안 긴장이 더욱 심해지거나 미국이 정책 금리를 계속 인상한다면 이른 시일 내에 1천억 대만달러(약 4조4천억원) 규모의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앙은행과 재정부에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국가금융안정기금의 집행 책임자인 롼칭화 재정부 정무차장(차관)은 지난 7월 13일 금융안정기금 투입 후 증시의 변화를 설명하면서 "기금 규모의 확대 여부는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가장 많이 투입된 금융안정기금은 1천200억 대만달러로 급한 불을 끄는 데 주목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진룽 대만 중앙은행 총재는 현재 대만의 외환보유고가 5천억 달러(약 713조8천억원)로 1천억 달러(약 142조7천억원)가 빠져나가도 대응이 가능하다면서도 외환 이탈 동향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대만 금융감독관리위원회(FSC)의 황톈무 주임위원(위원장)은 증시 안정화 조치와 관련 "(최악의 경우 증시 휴장 등을 고려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서 가장 중요한 고려 부분인 '시기'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국가금융안정기금은 행정원 부원장을 주임위원으로 하는 11~13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국가금융안정기금관리위원회가 운용한다.

금융안정기금은 지난 2000년 3월 15일 당시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가 대만 대선을 사흘 앞두고 대만독립과 관련한 무력 위협을 가함에 따라 증시 안정을 위해 542억 대만달러를 처음 투입한 후 지난 7월 13일까지 8차례 개입했다.

5천억 대만달러 규모의 기금은 국고가 보유한 공·민영 사업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빌린 2천억 대만달러와 우체국 예금과 우체국 생명보험, 노동 보험 및 퇴직 기금, 공무원 퇴직기금이 증시에 투자하지 않은 자금 3천억 대만달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