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장마 때마다 쌓이는 해변 쓰레기…인간의 편리함이 새들 위협
[유형재의 새록새록] 버려진 플라스틱…그 속에서 먹이찾는 도요새 '눈물'
동해안 한 하천 하구에 플라스틱 페트병과 폐비닐, 일회용 종이컵, 음료 캔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곳에서 이름도 예쁜 꼬까도요가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다.

꼬까도요는 동물성으로는 갑각류·연체동물·물고기·곤충을, 식물성 먹이로는 풀뿌리나 줄기, 식물의 씨앗을 주로 먹는다.

영어 이름 'turnstone' 처럼 돌을 뒤집어 먹이를 찾는 특성이 말해주듯 해변 쓰레기 속에서 유난히 먹이활동이 활발했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버려진 플라스틱…그 속에서 먹이찾는 도요새 '눈물'
슬프게도 어린 개체들까지 어미를 따라 열심히 쓰레기 속을 뒤집으며 먹이를 찾는다.

태풍 힌남노에 이은 난마돌 등 잇단 태풍으로 동해안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태풍과 장마는 해마다 인명이나 재산피해 외에도 동해안 백사장이나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하천 하구의 모래톱 등에 많은 쓰레기를 남기는 환경오염 피해도 일으킨다.

피서철 산간 계곡을 찾은 피서객이나 그동안 상류 지역에 버려졌던 플라스틱이나 음료 캔, 비닐과 스티로폼 등이 장마나 태풍처럼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하류로 쓸려 내려와 쌓인 것이다.

이런 쓰레기는 양이 많지 않은 곳은 바로 치워지지만, 양이 많은 곳은 한동안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버려진 플라스틱…그 속에서 먹이찾는 도요새 '눈물'
도요새들은 주로 해안 백사장이나 하천 하구의 모래톱에서 숨어있는 작은 갑각류나 벌레, 갯지렁이 등을 잡아먹는다.

그런 도요새들이 버려진 플라스틱이나 종이, 혹은 스티로폼 부스러기 등을 먹이로 착각하고 쓰레기 더미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크기가 작은 좀도요도 플라스틱으로 만든 커피와 음료·생수병과 나무 잔가지, 빈 캔, 일회용 종이컵 등 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린 곳에서 먹이를 찾는 모습이 관찰됐다.

이곳저곳을 바쁘게 다니며 먹이활동을 했다.

부리가 길고 위로 굽어 올라간 독특한 모양의 뒷부리도요도 해안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었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버려진 플라스틱…그 속에서 먹이찾는 도요새 '눈물'
게, 조개, 곤충 등을 주로 잡아먹는 뒷부리도요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플라스틱 등이 나뒹구는 곳에서 먹이를 찾고 있어 안타깝게 했다.

또 다른 곳에서 뒷부리도요는 비닐장갑으로 보이는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했는지 몇 번이나 물었다 놨다가를 반복하다 다행히 삼키지 않고 아쉬운 듯 사라졌다.

언젠가 외국에서 죽은 새의 배 속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잔뜩 들어있는 사진과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우리가 무분별하게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인 줄 알고 먹었다 생긴 일이다.

이렇게 인간이 편리하기 위해 만든 플라스틱이나 비닐, 스티로폼 등이 생활 쓰레기가 돼 자연의 친구들을 위협하고 있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버려진 플라스틱…그 속에서 먹이찾는 도요새 '눈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