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게임 73개의 서비스를 허가했다. 그동안 배제됐던 텐센트, 넷이즈 등 중국 대기업이 포함됐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외국 게임의 허가는 1년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외 게임은 또 불허…굳게 닫힌 中 시장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9월 게임 서비스 허가 목록을 지난 13일 공개했다. 모바일 게임 69개를 포함해 73개로 올 들어 가장 많은 판호가 나왔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서비스 인허가권을 의미한다.

신규 허가 목록에는 텐센트 자회사가 만든 ‘건강보위전’과 넷이즈의 ‘올스타 길거리 농구 파티’ 등이 이름을 올렸다. 중국 양대 게임사에 판호가 발급된 것은 지난 4월 중국 당국이 게임 허가 발급을 재개한 이후 처음이다.

중국 정부는 작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뚜렷한 이유 없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중국게임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게임업계 매출은 약 1477억위안(약 2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중국 게임업계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이 때문에 중소 게임사가 줄줄이 도산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올해 4월(45개) 판호 발급을 재개한 데 이어 6월(60개) 7월(67개) 8월(69개)에도 판호 발급에 나섰다. 건수는 물론 대형 게임사에 대한 허가가 이뤄지면서 중국 게임업계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하지만 외국 게임 차별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작년 6월을 마지막으로 15개월째 외국산 게임의 판호 발급을 하지 않고 있다. 외국산 게임의 판호 발급 건수는 2017년 456건에서 지난해 76건으로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국산 게임이 판호를 받은 사례는 지난달 카카오 계열사 님블뉴런이 개발한 ‘이터널 리턴’의 모바일 버전이 유일하다. 이 게임은 중국 퍼블리셔를 통해 우회 경로로 허가를 받았다.

중국 게임업체들이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국에서도 ‘원신’(호요버스), ‘타워 오브 판타지’(퍼펙트월드게임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에 대한 역차별이 계속되면서 정부 차원의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