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의 감산 마이웨이에…유가 다시 상승세 [오늘의 유가 동향]
국제유가가 2%대 상승세를 보였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원유 생산량을 8월 수준으로 후퇴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서부텍사스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2.3달러(약 2.57%) 상승한 배럴당 89.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원유인 브렌트유도 전장 대비 2.76달러(2.97%) 오른 배럴당 95.7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가 일평균 10만 배럴 감산을 결정한 영향이다. 이는 오는 10월부터 세계 시장에 대한 원유 공급을 하루 10만 배럴씩 줄이기로 했다는 의미다. OPEC+는 당초 지난달 정례회의 때 9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만 배럴 증산하기로 했는데, 이번 합의로 원유 생산량은 원래대로 되돌아가게 됐다.

이날 결정된 하루 원유 감산량은 세계 원유 수요량(약 1억 배럴)의 0.1% 수준이다. 뉴욕타임스(NYT)는 "OPEC+가 합의한 감산 규모는 극히 작아서 공급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OPEC+가 유가 하방 지지선을 배럴당 100달러 안팎으로 보고 그 수준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소식에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약 97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에너지 시장 조사기관 엔베러스의 빌 파렌 프라이스 석유·가스부문장은 "OPEC+ 국가들이 배럴당 100달러 석유 시대에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마나 한) 소폭 감산 결정은 시장에 OPEC+가 유가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불황 위험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유가 100달러 시대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한다"고 강조했다.
OPEC+의 감산 마이웨이에…유가 다시 상승세 [오늘의 유가 동향]
이번 감산은 서방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다. OPEC+는 그간 석유 증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연초 배럴당(브렌트유 기준) 80달러 미만이었던 국제 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6월엔 120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7월 이후엔 다시 하락선을 그렸다.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다. 사우디는 유가 하락 전망 등을 우려하며 감산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OPEC+는 "9월 증산량은 원래부터 한 달 동안만 시행하기로 의도했었다"며 "향후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더욱 유연성 있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카린 장 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OPEC+의 회의 결과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전 세계 동맹국들의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고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시행하는 등 안정적인 원유 공급과 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 OPEC+의 감산 기조와 상관없이 원유 수급과 가격 안정화 방안을 계속 강구하겠다는 의미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간 핵합의 복원 협상이 타결되면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도 꾸준히 나온다. 양국이 2015년 맺었던 핵 합의가 되살아나면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풀리면서 유가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석유 공급이 정상화될 경우 이란의 석유 공급량은 하루 100만 배럴 수준으로 추정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