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근로자 무단이탈 고민 고창군, 결혼이민자·친척 초청 모색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무단이탈로 몸살을 앓는 고창군이 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결혼이민자 가족을 끌어안고 있다.

2일 고창군에 따르면 올해 계절근로제도로 네팔과 라오스,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253명이 입국했지만 이 중 140명이나 종적을 감췄다.

이탈자들 대부분은 외국 지자체와 업무협약(MOU)을 통해 입국한 이들로, 215명 중 140명이 도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군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불법 체류를 택하는 이유로 '높은 수수료'를 들었다.

하루 10여시간씩 밭일 등을 도우며 200∼250만 원의 월급을 받지만, 본국의 브로커 등에게 수수료를 떼이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고민하던 군은 결혼이민자의 가족이나 친척에 주목했다.

결혼이민자 가족 또는친척이 한국에 입국한다면 부족한 농촌 일손을 돕고 유대감이 형성돼 무단이탈률을 낮출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

올해 처음 입국한 결혼이민자 가족·친척 계절근로자 23명은 현재까지 이탈 없이 농촌 일을 돕고 있다.

군은 외국 지방자치단체 간 MOU 보다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지만, 결혼이민자 가족·친척 초청 계절근로제도가 중도 이탈을 막을 대안으로 보고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인구가 5만3천여명 남짓한 고창군에는 현재 499명의 결혼이민자가 거주하고 있다.

군은 최근 결혼이민자와 배우자를 초청해 계절근로제도 프로그램 설명회를 열었다.

또 가정에 안내문을 발송하는 등 제도를 소개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군 관계자는 "계절근로자의 무단이탈로 농가들이 수확에 차질이 생기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결혼이민자 가족이나 친척 초청 방식을 확대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