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2건, 마포 7건 실화냐?…역대급 '거래 종말' 시대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체 179만여 가구 중 0.04%인 639가구가 거래되는 데 그쳤다. 아직 거래량을 집계 중인 8월(295건)도 저조한 수준이라 최저치를 다시 경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 들어 7월까지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 역시 ‘역대 최저’를 나타냈다.

○역대급 거래 가뭄…용산 고작 2건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거래량은 639건으로, 2006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8월 아파트 거래량도 이날 기준(계약 후 30일 이내 신고) 295건에 불과하다.

서울 아파트 월 거래량이 1000건을 밑돈 건 지난 2월 이후 두 번째다. 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월 820건으로 쪼그라들었지만 3월 대통령선거와 이에 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가 반영되면서 3월 1430건, 4월 1753건, 5월 1747건 등으로 회복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거래 절벽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심화하고 있다. 아직 집계 중인 8월의 경우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파트 3만7000여 가구가 몰린 용산에선 8월 한 달간 고작 2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마포구와 서초구 거래량도 각각 7건에 그쳤다. 마포구는 7만2000여 가구, 서초구는 9만8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몰린 서울의 핵심 주거지다.
용산 2건, 마포 7건 실화냐?…역대급 '거래 종말' 시대
서울에서 8월 한 달간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진 지역인 강남구와 영등포구도 각각 24건에 불과했다. 전체 아파트 대비 0.02~0.03% 수준의 거래량이다. 강남구는 12만8000여 가구, 영등포구는 7만3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몰려 있다. 대단지가 많은 노원구(16만1000여 가구)는 18건, 송파구(13만5000여 가구)도 10건의 저조한 거래량을 나타냈다.

단일 단지로 국내 최대 규모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전체 9510가구 중 8월 한 달간 단 한 가구가 거래됐다. 세칭 ‘엘·리·트’로 불리는 잠실동 엘스(5678가구) 리센츠(5563가구) 트리지움(3696가구) 등은 같은 기간 신고된 거래가 한 건도 없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 부담이 커진 게 거래량 위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재건축 규제 완화 등 획기적 정책 변화가 없으면 지금 같은 거래 절벽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도 최저

거래 가뭄에 시달리는 건 서울뿐만이 아니다. 전국 부동산 시장이 같은 현상을 겪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생애 첫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 매수자를 집계한 결과 올 들어(1~7월) 전국 부동산 생애 첫 매수자는 26만7066명으로 작년(42만8789명) 대비 37.7% 감소했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서울 지역의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는 작년(5만5897명)보다 47.5% 감소한 2만9328명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같은 기간 7만4589명으로 지난해(13만8878명) 대비 46.3% 줄었다.

연령별로는 2030세대의 생애 첫 부동산 매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20·30대 매수자는 13만3702명으로, 작년(22만5141명)보다 40.6% 감소했다.

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34만97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4만8260건)과 비교해 46.0% 감소했다. 수도권은 14만565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56.1%) 감소했고, 지방은 20만9295건으로 36.2% 줄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연말까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돼 매수심리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2030세대의 매수세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