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지연습 기간 술 못 마셔”…오미자 주스로 건배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구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오미자 주스가 담긴 잔을 들고 의원들과 건배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을지연습 기간 술 못 마셔”…오미자 주스로 건배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구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오미자 주스가 담긴 잔을 들고 의원들과 건배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의원 연찬회를 열고 9월 정기국회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정부에서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부처별 장·차관 63명이 총출동했다. 연찬회를 통해 여당 내홍에 따른 혼란을 정리하고 국정 운영 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기국회 대응 전략 논의

25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이번 연찬회에서는 ‘통합·민생·미래 대도약’을 주제로 당내 화합 방안과 9월 정기국회 대응 전략이 논의됐다.

오후 늦게 만찬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여러 경제 위기 상황에서 출범했지만, 더 이상은 국제 상황에 대한 핑계나 전 정권에서 잘못한 것을 물려받았다는 핑계도 국민에겐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부터 당정이 하나가 돼 국민만 생각할 때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민들께 국민의힘과 정부가 국민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드리는 그런 유능한 정당과 정부라고 하는 것을 보여주자”고 제안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도 “여당은 국민과 역사 앞에 무한 책임을 진다”며 “야당이 저급하게 가더라도 우리는 고상하게 가면서 민심을 얻고, 야당의 반대가 있더라도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 동력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개회사에서 “여야 협치를 바탕으로 국민 대통합, 민생 위기 극복과 경제 회복, 개혁과제 추진과 규제 혁신으로 대한민국이 미래로 대도약하는 발판을 만들어갈 책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며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공약 가운데 병사 월급 200만원,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세금 감면 같은 여야 공통 공약들은 합의를 통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정감사 대응 전략과 당의 정책 방향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성일종 정책위원회 의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훼손된 법과 상식을 회복하는 국정감사를 해야 한다는 게 큰 주제”라며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등 정책 실패를 국감에서 의원들이 심도 있게 다뤄달라”고 촉구했다.

◆당정 총출동…분란 정리될까

연찬회에는 125명의 사무처 당직자 전원과 101명의 의원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행사장 내 ‘주류 반입 금지령’까지 내렸다. 건배는 지역 특산물인 오미자주스로 했다. 추 부총리는 “우리는 하나”라고 건배를 제의하면서 “대통령께 기를 많이 모아주세요”라고 해 좌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권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대도약”, 이장우 대전시장은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자”는 건배사를 각각 했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을 보니까 저도 힘이 난다”며 “오늘이 을지연습이라서 술은 못 하지만, 술 마신 것과 똑같은 즐거운 마음으로 회포도 털고 하면서 당정 간 튼튼한 결속을 만들어내자”고 말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색깔인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연찬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테이블에는 주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성 의장 등 당 지도부와 추 부총리가 앉았다. 윤 대통령은 식사 후에 약 15분 동안 참석한 의원들과 개별 기념 촬영도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오늘 여러분을 보니 가기 싫습니다’고 말하자 의원들의 박수와 환호가 있었고 ‘국민의힘 파이팅’을 외치면서 만찬이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이날 연찬회에 강연자로 나선 이지성 작가는 “국민의힘에 젊음과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가 (없는데) 당신(차유람)이 들어가서 바뀌지 않겠냐”며 “배현진, 나경원, 김건희 여사도 계시지만 좀 부족한 거 같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스타 당구선수 차유람 씨의 남편이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민의힘이 뼛속까지 ‘꼰대’ 정당임이 드러난 현실”이라며 “부재해버린 성인식에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천안=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