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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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열린 국민의힘 첫 연찬회에서 특강을 진행한 이지성 작가가 "보수정당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할아버지"라며 "젊음과 여성의 이미지가 너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지난 5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당구선수 차유람 씨의 남편이다.

이 작가는 이날 충남 천안 재능인재교육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는 않는 정당을 만드는 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 말미에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 작가가 (아내 차 선수에게) 우리 당에 가서 좀 도와주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자 이 작가는 "내가 강요했다"며 "많은 국민이 (내게) 했던 이야기가 국민의힘에는 젊음의 이미지, 여성의 이미지 두가지가 부족하다(였다)"며 "정말 죄송합니다만 보수정당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할아버지 이미지"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에게 그랬다. 국민의힘에 좀 젊음의 이미지와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를, 당신이 들어가면 바뀌지 않겠느냐고 했다"며 "배현진 씨도 있고 나경원 씨도 다 아름다운 분이고 여성이지만 왠지 좀 부족한 것 같다. 김건희 여사로도 부족한 것 같고, 당신이 들어가서 4인방이 되면 끝장이 날 것 같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 직후 의원들이 앉은 의석에서는 박수와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 작가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해당 발언을 다룬 한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기사 제목을 참…배현진 의원, 나경원 의원, 김건희 여사도 젊고 아름답지만 숫자가 부족하다. 차유람까지 합세해야 국민의힘 이미지가 젊고 아름다워진다. 이런 취지로 그것도 농담으로 한 말인데. 아이고, 일없다"라고 적었다.

이 작가의 특강에 실명으로 언급된 배 의원과 나 전 의원은 각각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 이 작가 발언에 언급된 배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점심 일정이 있어 천안 연찬회장에 뒤늦게 도착했더니 앞선 강연자인 이 작가께서 안타깝게도 부적절한 말씀을 남기고 가셨군요"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배 의원은 "대통령 부인과 국민이 선출한 공복들에게 젊고 아름다운 여자 4인방을 결성하라니요. 대체 어떤 수준의 인식이면 이런 말씀을?"이라고 반문하며 "부부 금슬 좋은 것은 보기 아름답지만, 오늘같이 집 문 밖에 잘못 과하게 표출되면 '팔불출'이란 말씀만 듣게 된답니다"라고 꼬집었다.

나 전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이 작가의 아름다운 여성 이미지 운운하는 발언에 불쾌감을 표시한다. 그런 언급과 접근이 바로 우리 당의 꼰대 이미지를 강화시킨다"며 "위 발언은 두가지 문제점이 있다. 아름다운 운운으로 여성을 외모로 재단한 것, 여성을 정치적 능력과 관계 없이 이미지로만 재단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첫 강연을 한 이 작가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질문에 "저는 우리 당의 부족한 이미지를 다소 보충해주라는 뜻으로 들었다. 그런데 앞뒤 자세히 보니까 오해할 만하고 적절하지 않은 부분도 없지 않은 것 같아서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작가는 이날 강연에서 "진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민주당이라는 곳은 정권을 절대로 잡아서는 안 되는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엉망진창이기 때문에"라며 "최근의 이재명 씨의 사당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 정말 하루빨리 한국에서 정치생명을 끝장을 내줘야 할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부가 모두 호남 출신이라면서 특히 "제 아버지는 임종석 씨와 동향이고, 제가 사실 문재인정부의 핵심 인사들은 다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이며 한 다리 거치면 다 아는 사람들이며, 유시민 씨가 아버지라고 부르는 분이 제 아버지의 절친이시고, 그렇게 대단한 집안은 아니지만 저희 집이 그래도 호남 좌파 명문가의 반열에는 들어간다"고 소개했다.

이어 "어렸을 때 주일학교에서 가장 친했던 선생님이 지금도 전주에서 주사파로, 시민단체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다. 전주에 있는 모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총학생회장도 임명할 정도로 그 앞에 상권을 다 쥐고 있는 실세"라며 "그 분이 대학생이 된 저를 찾아와서 제게 자신의 권력을 물려주겠다 해서 몇 달 쫓아다니다가 김일성 수령체제를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의 진보세력은 아니다'라는 판단을 했다"고도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