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7월 수출 주문 23% ↓…"세계경제 회복 균열 반영"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첨단 제품 수출로 견실함을 과시했던 대만이 7월 받은 수출 주문이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들었다.

수출 주문 감소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퍼져나가기 시작한 2020년 2월 이후 올해 4월이 처음이었고 이번이 두 번째다.

특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기 이전인데도 중국의 수출 주문이 22.6%나 급감했다.

이는 대만의 주력 전자 제품에 대한 세계적 수요 약화 탓이며, 세계경제 회복의 균열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전했다.

지난 22일 대만 경제부는 7월 수출 주문이 542억6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 전월 대비 7.8% 각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평균 6.2% 증가를 예측한 이코노미스트들의 가장 신중한 전망치보다도 낮다"며 "중국에서의 주문이 급락하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는데 대만 당국은 향후 수출 주문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7월 미국의 수출 주문이 6.9% 늘어났지만 중국과 유럽 등의 주문 감소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또한 미국의 7월 수출 주문 역시 6월 대비 5.9% 줄어든 것이다.

대만에 대한 유럽의 수출 주문은 5.1% 줄었다.

대만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에 따른 노트북과 다른 전자 제품 수요 폭증, 자동차 반도체 주문 폭증으로 수출 강세를 이어왔다.

DBS 은행의 마톄잉 이코노미스트는 SCMP에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글로벌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줄면서 스마트폰, PC, 다른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약화하며 대만에 대한 수출 주문이 줄었다"며 "글로벌 반도체 붐이 지난 2년 반 이어졌는데 수급 상황이 재조정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수요 둔화는 현지의 엄격한 코로나19 통제 속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봉쇄가 단행되며 소비에 영향을 미친 탓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현재 부동산 침체, 소비 둔화 등 경제에 여러 경고등이 켜진 상태이며 코로나19에 따른 부분 봉쇄도 계속되고 있다.

마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에너지 가격을 올리고 운송에 지장을 초래하는 가운데 유럽의 수요를 위축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만 반도체 분야는 올해 말과 내년 1분기까지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무디스의 헤론 림 분석가는 "대만에 대한 수출 주문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더 이상 지난해의 회복세처럼 수요가 왕성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만 에너지 컨설팅 회사 DMI 대니 호는 중국이 대만 원자재 주문의 40%를 차지하는데, 중국 본토에 있는 대만 투자 공장들이 서방 수출용 소비재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주문을 줄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