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법원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당이 망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국민의힘이라는 당을 놓고 봤을 때 가처분이 인용될 확률이 20~30%, 40%만 있어도 이 리스크는 걸면 안 되는 리스크"라며 "30%의 확률로 당이 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회사의 오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절대 회사가 30% 확률로 망할 수 있는 일을 쉽게 안 벌이는데, 자신이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면 회삿돈으로 사치스럽게 쓰는 분들이 있다"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또는 이런 사태를 주도하신 분들은 어디에서 갖고 온 판돈으로 이런 일을 벌이시는 건지 저는 약간 의아하다"고 했다.

이어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당이 망한다"고 발언한 이 전 대표는 '본인이 (신청)한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런데 저한테 걸어온 건 저를 망하게 하려는 사람들이다. 평상시 같으면 이런 판단을 하겠냐"며 "전체주의적인 발상으로 '너 혼자 망하면 돼' 이렇게 하는 건데, 아마 이게 본인의 문제 또는 본인의 가족 문제로 치환하면 다 (나처럼) 이런 판단을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옛날에 주호영 비대위원장도 본인이 공천 떨어졌을 때 가처분을 걸었다. 다 무소속 출마하고, 억울하면 다 건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진행자가 '그건 개인의 가처분이고, 이건 당의 존립이 걸려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도 징계 처분에 대해 가처분을 걸었다. 그렇다면 그건 사실상 나라를 상대로 한 소송인데, 국가 망하라고 소송한 것이냐.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겨도 져도 탐탁지 않은 딜레마 아닌가'라는 취지의 질문에는 "저는 딜레마가 아니다"라며 "나쁜 사람들 때려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 사진=뉴스1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 사진=뉴스1
이 전 대표는 가처분 인용 가능성에 대해선 "김기현 의원이나 주 위원장같이 판사 출신인 분들이 사법부에 대놓고 '기각돼야 한다'고 장외 압박을 하고 있다"며 "저는 그런 것에 보태지 않겠다. 사법부가 사실 압박을 받으면 나중에 어떤 결과가 나왔을 때 순수성이 흔들릴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정미경 전 최고위원이 "대장의 길로 가라"며 자중을 촉구했던 것에 대해선 "윤핵관이 하는 주장 중에 받아들일 가치가 하나라도 있으면 제가 (자중)할 텐데, 윤핵관이 어떤 정치적 비전을 세운 걸 들어보신 게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그냥 말 그대로 정치적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지, 이분들이 어떤 개혁안을 내놓고 저랑 같이 경쟁하고 토론할 생각이 있다면 저는 언제든지 (토론)하겠다"고 덧붙였다.

연일 윤핵관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지난 주말 페이스북을 통해 "윤핵관이 명예롭게 정계 은퇴 할 수 있도록 당원 가입으로 힘을 보태달라"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