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족쇄' 벗은 이재용…뉴삼성 가속 페달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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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조원 투자·8만명 고용 계획 이행에 박차
반도체 '초격차' 유치·신성장동력 발굴 M&A 나설 듯
'부회장' 떼고 '회장' 타이틀 달 듯…다른 사법 리스크는 여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형기는 지난달 29일 종료됐지만 5년간 취업제한 규정을 적용받아야 했다.
이번 복권으로 취업제한이라는 '경영 족쇄'가 풀리면서 이 부회장이 구상한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연내 '부회장' 타이틀을 떼고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리더십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전 세계 인플레이션 및 긴축 정책, 경기침체 등 국내외 악재가 산적하면서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탓이다.
여기에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Chip)4'에 우리 정부가 참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은 자칫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10만 전자'를 외치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전자'로 주저앉은 상태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반도체 등 주력사업의 초격차 유지는 물론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고, 나아가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워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이번 경제인 사면 복권 사유가 '경제 위기 극복'인 만큼, 이 부회장은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및 고용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이 지난 5월 450조원 규모의 투자와 8만명 신규 고용 계획을 발표한 만큼, 새로운 투자계획을 내놓기보다는 종전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 차분한 삼성…이재용, 경영 보폭 넓힐 듯
이날 삼성은 이 부회장의 복권 발표 이후에도 차분한 모습이었다.
이번 복권과는 별개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의혹으로 매주 재판을 받는 등 사법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계속해서 '로키(low key)'를 견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당장 광폭 행보를 보이기보다 경영 보폭을 차츰 넓혀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우선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 등 전문경영인들과 소통을 강화하면서 사업장 방문 등을 통해 사업 현안과 투자계획 이행 상황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전자계열사 사장단 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점쳐지며, 임직원들과 스킨십 행보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반도체 초격차 유지 '발등에 불'…미래 먹거리 M&A 속도
이 부회장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 육성과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지난 30여 년간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인 메모리 반도체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국가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 메모리업체의 거센 추격에 직면한 상황이다.
특히 우리 정부의 칩4 참여는 삼성에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만, 일본과 반도체 공급망 동맹을 통해 중국과 기술 격차를 당분간 유지할 수 있겠지만, 동시에 중국 시장을 잃게 될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삼성의 M&A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124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삼성의 대형 M&A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천억원에 인수한 이후 멈춘 상태다.
이에 따라 경영 전면에 복귀한 이 부회장이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2030 부산 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도 적극 힘을 보탤 가능성이 크다.
선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도 2009년 사면 뒤 해외 각국을 돌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에 발 벗고 나선 바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이 매주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은 여전히 해외 출장에 걸림돌이다.
◇ 연내 '부회장' 떼고 '회장' 타이틀 달 듯
재계는 이 부회장이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연내 적당한 시기에 '회장'직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54세인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유지 중이다.
4대 그룹 가운데 회장 타이틀을 달지 못한 총수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회장 승진은 법률(상법)상의 직함은 아니어서 사내주요 경영진이 모여 결정하면 이뤄진다.
이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 본격적으로 '이재용의 삼성' 시대가 열리게 된다.
1987년 12월 45세의 나이에 회장직에 오른 이건희 회장보다는 10년 늦은 셈이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시기는 이건희 회장 2주기인 10월 25일이나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조부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5주기인 11월 19일 전후, 혹은 사장단 정기 인사 시즌인 12월에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부회장이 등기임원에 오를지도 관심이다.
이 경우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0월 26일 3년 임기를 끝낸 뒤 등기임원에서 내려왔고, 현재는 무보수 미등기임원이다.
그동안은 가석방 상태여서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었지만, 복권으로 등기임원이 될 길이 열린 만큼 책임경영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다른 재판 상황 등을 고려해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도 사내이사 또는 최고경영자(CEO)였던 적은 없었다"면서 "이 부회장이 꼭 등기임원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복권을 계기로 현재 태스크포스(TF) 수준인 삼성의 컨트롤타워가 정식 조직으로 복원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2017년 2월 말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폐지하고,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3개 TF를 하나로 묶어 통합 콘트롤타워를 복원할 경우 오너 경영(이재용 부회장)과 전문경영인, 컨트롤타워로 구성된 삼각편대 체제가 완성돼 삼성 경영 특유의 장점인 순발력, 선제적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재계는 관측했다.
그러나 과거 미전실과 같은 조직을 다시 복원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컨트롤타워를 복원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이 조직을 감시하도록 하는 2중 견제 장치를 둘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컨트롤타워가 세워진다면 새 컨트롤타워는 이사회와 준법감시위원회와 소통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운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반도체 '초격차' 유치·신성장동력 발굴 M&A 나설 듯
'부회장' 떼고 '회장' 타이틀 달 듯…다른 사법 리스크는 여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형기는 지난달 29일 종료됐지만 5년간 취업제한 규정을 적용받아야 했다.
이번 복권으로 취업제한이라는 '경영 족쇄'가 풀리면서 이 부회장이 구상한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연내 '부회장' 타이틀을 떼고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리더십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전 세계 인플레이션 및 긴축 정책, 경기침체 등 국내외 악재가 산적하면서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탓이다.
여기에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Chip)4'에 우리 정부가 참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은 자칫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10만 전자'를 외치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전자'로 주저앉은 상태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반도체 등 주력사업의 초격차 유지는 물론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고, 나아가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워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이번 경제인 사면 복권 사유가 '경제 위기 극복'인 만큼, 이 부회장은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및 고용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이 지난 5월 450조원 규모의 투자와 8만명 신규 고용 계획을 발표한 만큼, 새로운 투자계획을 내놓기보다는 종전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 차분한 삼성…이재용, 경영 보폭 넓힐 듯
이날 삼성은 이 부회장의 복권 발표 이후에도 차분한 모습이었다.
이번 복권과는 별개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의혹으로 매주 재판을 받는 등 사법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계속해서 '로키(low key)'를 견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당장 광폭 행보를 보이기보다 경영 보폭을 차츰 넓혀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우선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 등 전문경영인들과 소통을 강화하면서 사업장 방문 등을 통해 사업 현안과 투자계획 이행 상황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전자계열사 사장단 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점쳐지며, 임직원들과 스킨십 행보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반도체 초격차 유지 '발등에 불'…미래 먹거리 M&A 속도
이 부회장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 육성과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지난 30여 년간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인 메모리 반도체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국가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 메모리업체의 거센 추격에 직면한 상황이다.
특히 우리 정부의 칩4 참여는 삼성에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만, 일본과 반도체 공급망 동맹을 통해 중국과 기술 격차를 당분간 유지할 수 있겠지만, 동시에 중국 시장을 잃게 될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삼성의 M&A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124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삼성의 대형 M&A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천억원에 인수한 이후 멈춘 상태다.
이에 따라 경영 전면에 복귀한 이 부회장이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2030 부산 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도 적극 힘을 보탤 가능성이 크다.
선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도 2009년 사면 뒤 해외 각국을 돌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에 발 벗고 나선 바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이 매주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은 여전히 해외 출장에 걸림돌이다.
◇ 연내 '부회장' 떼고 '회장' 타이틀 달 듯
재계는 이 부회장이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연내 적당한 시기에 '회장'직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54세인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유지 중이다.
4대 그룹 가운데 회장 타이틀을 달지 못한 총수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회장 승진은 법률(상법)상의 직함은 아니어서 사내주요 경영진이 모여 결정하면 이뤄진다.
이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 본격적으로 '이재용의 삼성' 시대가 열리게 된다.
1987년 12월 45세의 나이에 회장직에 오른 이건희 회장보다는 10년 늦은 셈이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시기는 이건희 회장 2주기인 10월 25일이나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조부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5주기인 11월 19일 전후, 혹은 사장단 정기 인사 시즌인 12월에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부회장이 등기임원에 오를지도 관심이다.
이 경우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0월 26일 3년 임기를 끝낸 뒤 등기임원에서 내려왔고, 현재는 무보수 미등기임원이다.
그동안은 가석방 상태여서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었지만, 복권으로 등기임원이 될 길이 열린 만큼 책임경영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다른 재판 상황 등을 고려해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도 사내이사 또는 최고경영자(CEO)였던 적은 없었다"면서 "이 부회장이 꼭 등기임원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복권을 계기로 현재 태스크포스(TF) 수준인 삼성의 컨트롤타워가 정식 조직으로 복원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2017년 2월 말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폐지하고,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3개의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3개 TF를 하나로 묶어 통합 콘트롤타워를 복원할 경우 오너 경영(이재용 부회장)과 전문경영인, 컨트롤타워로 구성된 삼각편대 체제가 완성돼 삼성 경영 특유의 장점인 순발력, 선제적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재계는 관측했다.
그러나 과거 미전실과 같은 조직을 다시 복원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컨트롤타워를 복원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이 조직을 감시하도록 하는 2중 견제 장치를 둘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컨트롤타워가 세워진다면 새 컨트롤타워는 이사회와 준법감시위원회와 소통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운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