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휴가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 '초심' '민생' 강조
박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통령의 인식이 이 상황을 만들어냈다. 꼬리자르기식으로만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쉬는 동안 나라는 더 시끄러웠다”며 “김건희 여사의 대통령 관저 공사 관련 사적 수주 의혹에 더해 김 여사의 대학원 최고위 과정 동기가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한 주간 휴가를 마치고 이날 업무에 복귀했다.
그는 “양파 껍질 까듯 계속되는 논란에 국민은 분노를 넘어 지쳐가는 지경”이라며 “윤 대통령께 대통령실과 내각의 전면적 인적 쇄신으로 국정을 조속히 정상화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단의 때를 놓치지 않는 것과 예상보다 더 과감하게 쇄신을 단행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도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비상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민생 행보를 강화하겠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뜻을 받들겠다’는 하나 마나 한 원론적 대응으로는 무책임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복귀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국민들께 해야 할 일은 국민들의 뜻을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라며 “초심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인적 쇄신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놓은 윤 대통령은 우선은 경제난 극복을 위한 민생안정 계획 후속 조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 부총리의 ‘만 5세 입학’ 학제 개편안 언급으로 전반적인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에서 결국 여론의 목소리를 반영해 박 부총리의 경질을 반전 카드로 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실시한 여론조사(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 대상)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평가 결과 긍정 평가는 27.5%(매우 잘하고 있다 13.7%, 대체로 잘하고 있다 13.8%), 부정 평가 70.1%(대체로 잘못하고 있다 7.5%, 매우 잘못하고 있다 62.6%)로 조사됐다. 긍정 평가는 지난주 조사 결과에 비해 1.4%포인트 떨어졌고, 부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1.6%포인트 올랐다. 지난주 24%의 최저 지지율에 이어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처음으로 70%를 넘으며 대통령실 부담이 커졌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