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운전하는 경찰…최근 석달에만 여섯 차례 물의
음주운전을 단속하고 처벌하는 경찰이 오히려 최근 잇따라 직원들의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는 등 기강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현직 경찰관의 음주운전이 올해 6∼8월에만 최소 6건 발생했다.

일부 경찰서에서는 '음주운전 특별경보'를 내리기도 했다.

서울 광진경찰서 소속 경장은 이달 6일 오전 2시께 상왕십리역 인근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술 냄새를 맡고 음주 측정을 요구했지만 이에 불응해 음주측정거부 혐의로 입건됐다.

이달 2일에는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사가 만취한 상태로 성동구 아파트에서 출발해 경찰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다 강남경찰서 주차장에서 체포됐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9%로 면허 취소 수준에 해당했다.

지난달 14일 서울 서부경찰서 소속 경장이 서울에서 경기 이천까지 80㎞를 만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된 차량 9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6월 10일에는 전주완산경찰서 소속 경위가 전주시 완산구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

음주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측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다.

술을 마신 채로 전동 킥보드를 타다 적발된 사례도 잇따랐다.

청주 상당경찰서 소속 경위는 6월 17일 동료들과 음주를 겸한 회식을 한 뒤 전동 킥보드를 타다 행인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부경찰서 소속 경장도 6월 3일 만취 상태로 강남구 논현동 인도에서 전동킥보드를 몰다가 승용차 측면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대구달서경찰서는 이달 1일 "휴가철 음주 모임 중 술로 인한 각종 비위가 연이어 발생해 음주운전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주의를 촉구하기 위해 금년도 제1호 특별경보를 발령한다"고 직원들에게 고지했다.

이 경찰서는 "특히 전동킥보드 음주운전은 자동차 음주운전과 동일하게 행정 처분되고 인피사고 시 형사처벌까지 된다는 점을 전 직원이 인식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관은 법을 집행하고 시행하는 공직자"라며 "다른 국민에게 솔선수범할 수 있는 자세를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