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중고 물품 거래’ 1위인 당근마켓은 최근 동네 알바 채용, 지역 모임 주최까지 사업 보폭을 넓혔다. 한마디로 ‘동네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당근마켓 앱 안에서 해결하라’는 원 앱 전략이다.

아르바이트, 배달업 종사자 등 이른바 ‘긱(gig)워커’의 세금 환급으로 인기를 끈 삼쩜삼은 최근 이들의 일자리 중개와 급여 계산까지 맡기로 했다. 향후 노무·커뮤니티 등 ‘긱워커들의 모든 것’을 아우르겠다는 심산이다.

요즘 플랫폼 기업 간에 ‘슈퍼앱’ 경쟁이 한창이다. 플랫폼별로 1, 2위 스타트업이 어느 정도 가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동안 해당 영역 경쟁에 열을 올리다가 선두권으로 굳어지자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인근 영역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남의 떡 커보이네…1등 플랫폼 '슈퍼앱 전쟁'

앱 하나에 모든 걸 담는다

2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당근마켓은 ‘걸어서 10분’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용자 거주지를 기반으로 근처에서 채용 중인 아르바이트 자리를 소개해주는 서비스다.

명함 관리로 유명한 리멤버는 올해만 채용 관련 업체 세 군데를 잇달아 인수했다. 인맥 관리는 물론, 경력직부터 인턴까지 모든 채용 분야를 리멤버 앱 안에서 다루기로 했다. 긱워커 채용 중개 사업을 시작한 삼쩜삼까지 포함하면 등 각기 다른 분야의 플랫폼 1위 세 곳이 비슷한 시기에 채용 알선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잘나가는 스타트업들이 동시에 슈퍼앱 전략을 펼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들 외에도 요즘 ‘웬만큼 잘나간다’ 싶은 플랫폼들은 앞다퉈 인수합병(M&A)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인터파크를 인수한 숙박업계 1위인 야놀자는 지난달 전시, 공연 예매 서비스를 선보였다. 더 이상 숙박 앱에 머물지 않고 ‘여가 슈퍼앱’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알람 앱’ 시장을 평정한 알라미는 최근 생활 습관 전반에 대한 관리를 표방하며 마이루틴을 인수했고, 차량 공유 강자인 쏘카는 기차 예매, 주차장 관리 등 이동 수단 전반을 겨냥하고 있다.

“후발 스타트업 저가 인수 기회”

이들의 공통된 목표는 다양한 서비스를 한곳에 모아 경쟁 업체를 따돌리고 추가 성장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꼽힌다. 핀테크 분야 최대 경쟁사인 카카오의 경우 결제· 증권 업무 등을 카카오페이가, 은행 업무를 카카오뱅크가 맡는 등 이원화돼 있고 대출·송금 등은 일부 겹치기도 한다. 반면 토스는 이를 하나의 앱에 담는 슈퍼앱 전략으로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토스는 슈퍼앱 전략에 힘입어 지난 4월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 기준으로 카카오뱅크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한 벤처캐피털(VC) 대표는 “최근 1~2년 사이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과 예비 유니콘 기업들이 대거 현금을 비축한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올해 경기가 위축되면서 후발 스타트업들이 저가에 매물로 나오자 영역 확대를 위해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숙 단계를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 센터장은 “국내 대기업이나 해외 사례를 봐도 대부분 영역에서 1위 자리가 굳어져 빈 땅이 많이 없을 때 합종연횡과 같은 현상이 자주 벌어진다”며 “1, 2위 업체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장점이 있고, 나머지 업체들은 반전을 노리는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