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근로자의 식대 비과세 한도를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높인다. 최근 밥상물가 상승 등을 감안해 19년 만에 금액을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다자녀 가구는 자동차 구매 시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를 300만원까지 면제한다.

직장인 식대 비과세 한도가 상향되면 과세 대상 소득이 줄어 세금 부담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총급여 중 식대 등 비과세 항목을 제한 뒤 세금을 물리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식대 비과세를 연간 240만원으로 확대하면 급여 수준별로 20만원 안팎의 세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평균적인 규모의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연간 총급여 4000만~6000만원 근로자의 세 부담은 약 18만원 감소한다. 총급여가 8000만원인 경우엔 29만원이 줄어들 것으로 기재부는 추산했다.

영화관람료 등 소득공제 항목도 확대한다. 현재 연간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에게 도서·공연·박물관·미술관 관람료 사용분 30%를 공제해주고 있는데 여기에 영화관람료를 포함하기로 했다.

연금저축은 현재 700만원까지인 세액공제한도를 900만원까지로 늘린다. 저소득 가구에 지급하는 근로장려세제는 재산 요건을 2억원 미만에서 2억4000만원 미만으로 완화해 대상을 확대하고, 금액은 10% 인상하기로 했다.

만 18세 이하 자녀 3명 이상이 있는 가구는 자동차를 구매할 때 내야 하는 개별소비세를 300만원까지 면제해주기로 했다. 개별소비세에 붙는 교육세와 부가가치세를 포함하면 최대 429만원의 할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개소세가 탄력세율 3.5%를 적용받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출고가 8000만원 이하 차량을 구매할 경우 개소세가 전액 면제된다. 제네시스 GV80, 기아 K9 등이 해당한다.

해외여행자 면세 한도를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8년 만에 높이고, 술 면세 수량도 두 병으로 늘어난다. 면세 한도를 초과하더라도 간이세율을 크게 낮춰 세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330만원 상당의 시계와 의류를 구매했을 때 기존에는 최대 61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했지만 제도 개편 후에는 세 부담이 35% 줄어 39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