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홀딩스,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경기 방어주로서 매력이 부각된 데다 수출 기대까지 겹친 덕분이다.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을 계기로 우주 개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관·외국인 상승 주도

방산주 '호재 실탄' 장착…슈퍼사이클 오나
14일 풍산홀딩스는 8.59% 오른 2만65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풍산홀딩스는 군용탄 업체 풍산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유도무기 업체 LIG넥스원(5.88%), 항공 엔진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3.96%), 한국항공우주(1.68%)도 강세를 보였다.

상승세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LIG넥스원을 각각 43억원, 2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풍산홀딩스에도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들어왔다. 한국항공우주는 외국인이 8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방산주는 대북 리스크가 커질 때 ‘반짝’ 오르는 모습을 보여 왔다. 최근 들어선 상승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무기 수요가 급증하고 경기 침체 국면에서 방산업의 안정성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코스피지수가 내릴 때 방산주는 꾸준히 올랐다. LIG넥스원은 최근 1년간 주가가 73% 넘게 뛰었다. 한국항공우주도 같은 기간 43% 상승했다.

방산주 주가 상승세의 주된 기반은 탄탄한 실적이다. 이날 풍산홀딩스는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16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러시아산 포탄을 한국산으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수출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II’를 생산하는 LIG넥스원의 올해 영업이익은 1674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의 올해 영업이익은 1673억원으로 18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다른 업종과 대비된다.

슈퍼사이클 기대 ‘솔솔’

증권업계가 방산주를 주목하는 이유는 수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올해 국내 방산 수출은 100억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수출액(70억달러)을 30% 이상 넘어서는 규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국 방산 수출이 확대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중심의 방산업이 수출 업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심은 수출 실적을 내는 업체로 모아진다. LIG넥스원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2조6000억원 규모의 천궁-II 수출 계약을 맺었다. 작년 8조3000억원이던 수주 잔액이 올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항공우주도 연말 수주 잔액이 19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방산주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LIG넥스원의 평균 목표가는 11만3250원이다. 이날 종가(7만200원) 대비 상승 여력이 60%가 넘는다. 한국항공우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상승 여력도 각각 27%, 62%에 달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