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는 '법카 유용' 의혹 핵심 인물…시 "자격요건 확인 소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배모 씨가 이 의원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자격 요건이 안 되는데도 시 예산으로 해외 배낭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시정정상화특위 "이재명 시장때 비서실 직원 해외여행 특혜"
신상진 성남시장직 인수위원회의 정상화특별위원회는 최근 성남시에서 관련 자료를 요청해 분석한 결과, 배씨가 2013년 '성남시 공무원 해외 배낭여행자'(115명·5∼7급)에 선정돼 9박10일간 미국 여행을 하는데 271만500원의 시 예산을 지원받았다고 8일 밝혔다.

당시 배씨는 시장 비서실에 근무 중이었다.

성남시는 사기 진작 및 창의력 향상, 동기 부여 등을 위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60∼120여명의 소속 공무원들에게 해외 배낭여행을 지원했다.

당시 시 공무원 배낭여행자 대상자 선정 및 자격 기준을 보면 '임용일로부터 5년 이상' 공무원으로 명시해 놓았다.

또 배낭여행 추진계획서를 보면 '최근 3년 이내 공무로 국외여행을 다녀온' 공무원은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배씨의 경우 2010년 9월 28일 지방계약직 전임 마급(9급)으로 특별채용돼 근무 기간이 3년 3개월여에 그쳐 선정대상 자격을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0년(10월 18∼21일) 제3회 UCLG ASPA(세계지방정부연합 아시아태평양지부) 일본 회의 참가, 2012년(4월 24∼29일) 터키 우호도시 협약체결, 2013년(6월 10∼16일) E3 미국 엑스포참가업체 인솔 및 자료수집 등 4차례 공무 국외여행 경력이 있어 제외 대상이었다는 것이 특위 측의 지적이다.

배씨는 석연치 않게 지원 대상에 선정돼 2013년 12월 20∼29일 9박 10일간 미국 배낭여행을 다녀오고도 그해 시 지원으로 배냥여행을 다녀온 공무원 115명 가운데 유일하게 결과 보고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시 담당 부서 관계자는 "당시 관련 부서 담당자들이 꼼꼼히 확인하지 못해 업무가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상화특위의 박완정 위원은 "8년(2010.9.28∼2018.3.28) 동안 성남시에서 근무하면서 생산문서 하나 없어 배 씨가 무슨 업무를 했는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데 이런 그가 특혜를 받아 시 예산으로 해외 배낭여행을 다녀온 것은 명백한 공정성 위배"라고 했다.

배씨는 이 의원과 배우자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 지난 2월 국민의힘으로부터 국고 손실 등 혐의로 고발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