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르프라데시주, 불도저까지 동원…300명 이상 체포
집권당 인사 무함마드 '모욕 발언'에 곳곳서 폭동·충돌
무슬림 시위에 뿔난 인도 지방정부,'주모자' 집 철거…야권 반발
인도 집권당 인사의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모욕 발언'으로 인해 무슬림들이 아시아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인도의 한 주요 지방정부가 시위와 폭동에 대응하면서 '주모자'의 집을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는 전날 프라야그라지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야권 정치인 모함메드 자베드의 2층짜리 집을 무너뜨렸다.

자베드는 무슬림 인권 여성운동가의 아버지로 경찰은 그가 최근 발생한 무슬림 시위의 배후 주모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정부는 최근 시위에서 경찰 등을 향해 돌을 던진 혐의로 기소된 다른 2명의 집도 철거했다.

철거에는 불도저 등 중장비가 동원됐고 관련 영상은 소셜미디어(SNS)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

주정부는 아울러 시위 관련자 300명 이상도 체포했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힌두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데, 특히 집권당이 장악한 우타르프라데시주는 특히 이같은 분위기가 매우 짙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주총리 요기 아디티아나트는 힌두교 사제 출신이다.

우타르프라데시 당국의 조치에 야권 지도자들은 아디티아나트 정부가 시위를 침묵시키기 위해 비헌법적 수단을 쫓고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최근 무슬림 시위는 인도국민당(BJP) 대변인 누푸르 샤르마의 발언으로 촉발됐다.

샤르마는 지난달 말 TV 토론에서 무함마드와 그의 세 번째이자 가장 어린 아내인 아이샤의 관계를 언급하며 논란성 발언을 했다.

BJP 델리지부 미디어 책임자도 비슷한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이에 무슬림들은 전국 곳곳에서 샤르마 등의 체포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힌두교도나 경찰과의 충돌과 폭동도 빚어졌다.

특히 금요 예배가 있었던 지난 3일에는 2명 이상이 사망할 정도로 항의가 격렬했다.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아시아의 이슬람 국가에서도 인도 정부를 비난하는 시위가 이어졌고 여러 무슬림 국가들은 앞다퉈 자국 주재 인도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이슬람권에서는 무함마드를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것에 대해 신성모독으로 여기며 엄격히 금할 정도로 민감하게 여긴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BJP는 샤르마의 직위를 해제했고 모든 종교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델리 경찰은 종교적 정서를 훼손하고 분열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샤르마를 입건했지만 무슬림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양상이다.

이와 함께 인도에서는 이례적으로 무슬림 인구가 다수인 카슈미르 지역에서는 샤르마를 참수하겠다는 영상을 올린 이가 체포되기도 했다.

동부 웨스트벵골주의 하우라에서는 집회 금지령도 내려졌다.

무슬림 시위에 뿔난 인도 지방정부,'주모자' 집 철거…야권 반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