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강테크, 美 하수처리 시장 '돌풍'
수처리기업 부강테크가 미국 내 하수처리장 개선사업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유기성 폐기물 처리 등 독보적인 수처리 기술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만 3000억원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하수처리장 내 데이터센터를 짓는 사업모델을 제시하면서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의 눈길도 끌고 있다.

5일 수처리업계에 따르면 부강테크는 다음달 수백억원 규모의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하수처리장 개선사업을 수주할 전망이다. 아시아 기업 최초의 미국 하수처리장 개선사업 수주다. 이 회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하와이주, 코네티컷주 등의 10개 도시에서도 기술 심사를 통과해 수주를 눈앞에 둔 상태다. 미국 내 수주가 유력한 사업만 60건에 달해 3000억원의 일감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비결은 기존 하수처리장 부지를 대폭 줄여 데이터센터 부지로 쓰고 하수를 냉각수로 활용하게 한 ‘세상에 없던’ 기술 덕분이다. 초기 하수처리는 통상 축구장보다 넓은 8800㎡ 정도 부지에서 하수 찌꺼기를 2~3시간에 걸쳐 가라앉히는 1차 침전 공정을 거친다. 이 회사가 독자 개발한 초소형 십자형 바이오필터를 이용하면 이 시간이 15분으로 단축되고 부지도 80%가량 필요 없어진다.

절약한 공간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하수로 열을 식히고 다시 뜨거워진 하수는 바이오필터 내 미생물을 키워 정화력을 높이는 것이 이 기술의 골자다. 하수처리장이 주로 도심에 있고 데이터센터 부지 부족 문제가 심각한 미국에선 구글 등 빅테크기업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기술이다. 2018년 서울 중랑물재생센터에 처음 적용된 이 기술은 지난해 글로벌 수처리 전문지 GWI로부터 ‘세계 10대 수처리기술’로 선정됐다.

국내 가축분뇨 처리 시장 1위(점유율 70%)인 부강테크는 하수슬러지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 처리에 필요한 3대 기술을 모두 갖춘 세계 유일 기업이기도 하다. 보통 유기성 폐기물은 잘 발효시켜 가스를 뽑아내 열병합발전이나 난방·주방용 가스로 재활용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이오가스 생산, 슬러지 감량, 고농도 질소 폐수처리 등 3대 기술이다. 2027년 이전 공사가 마무리되는 대전하수처리장에 세계 최초로 세 가지 기술이 동시 적용될 예정이다. 기존 대비 바이오가스 생산량은 40% 증가하고 비용은 50% 절감될 전망이다.

이 회사가 자체 배양한 미생물로 폐수 내 질소를 잡아먹게 한 고농도 질소 처리 기술은 오는 11월 가동되는 부산 녹산하수처리장에 적용됐다. 국내외 수주가 잇따르면서 올해 예상 수주는 1780억원으로 연 매출(400억원)의 4배가 넘을 전망이다.

1995년 이 회사를 설립하고 현재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 미국법인 대표로 미국 시장 개척에 전념하고 있는 김동우 창업주(사진)는 “2028년 세계 1위 수처리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