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추천위 구성 7∼38일 소요…정권 교체기에 공백 길어
추천위원·총장 후보 구성 난항 분석…'허수아비 총장' 우려도
소식없는 尹정부 첫 검찰총장 인선…인사 맞물린 검사들 '답답'
윤석열 정부의 주요 부처 인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관심을 모았던 검찰총장 인선은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정권 교체기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이 늦어진 사례는 전에도 있었지만, 위원회 구성과 후보군 선정의 난항으로 절차가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한 장관 취임 20일째인 이날까지도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있다.

애초 한 장관 취임 직후 총장후보추천위를 꾸려 인선을 서두를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순리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며 "훌륭한 위원들과 위원장을 모셔야 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장후보추천위는 총 9명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법무부 검찰국장과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협회장, 한국법학교수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등 5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비당연직 위원 4명 중 한 명은 통상 전직 법무부 장관이나 총장을 위촉하며, 위원장을 맡긴다.

이 4명의 비당연직 위원 인선에 법무부가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취지다.

일각에선 법무부가 차기 총장 유력 후보군에 넣고 검증을 원했던 전직 검찰 간부들이 검증을 고사하는 바람에 전체 일정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동훈 장관이고, 주요 보직을 '윤석열 사단' 특수통 검사들이 장악한 상황에서 실권이 없는 '허수아비 총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의 검찰 내 참모진이었던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가 직무대리를 맡아 업무 공백을 채우고 있으니 법무부가 여유를 갖고 인선 작업에 충분한 시간을 쓰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과거 사례들과 비교하면 총장 인선이 마냥 늦은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추천위를 최초로 거친 채동욱(39대) 전 총장의 경우 전임자였던 한상대 총장이 퇴임한 이후 총장추천위가 구성되기까지 38일이 걸렸다.

추천위 구성부터 취임까지는 87일이 걸렸다.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넘어갈 때도 김수남 전 총장 퇴임 후 총장추천위 구성까지 30일이 걸렸다.

문재인 정부 초대 문무일 총장이 임명되기까지는 42일이 더 걸렸다.

윤 대통령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끝에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했을 땐 7일 만에 총장후보추천위가 구성됐다.

다만 비당연직 위원 한 명이 중도 사퇴하고 후보군 검증 작업에 시간이 꽤 걸리면서 이후 82일 만에 김오수 총장이 취임했다.

이처럼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검찰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임하는 경우 총장추천위 구성은 짧으면 일주일, 길면 한 달가량이 걸렸다.

추천위 구성까지 30일이 넘게 걸린 두 번의 사례는 모두 대통령이 바뀔 때였다.

김오수 전 총장의 퇴임 이후 이제 한 달가량이 지난 만큼, 금명간 추천위가 꾸려진다면 '이례적인 지연'이라고 볼 수는 없는 셈이다.

문제는 총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검찰 후속 인사도 덩달아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는 9월 '검수완박' 법안 시행을 앞둔 검찰로선 하루 속히 수사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검찰 내에선 새 총장 취임까진 시일이 너무 걸리니 후보자 지명 단계에서 후보자와 상의해 후속 인사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심지어 최근 검찰 내에선 후보자 지명 이전 소폭의 추가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특정 인사들의 이름이 담긴 예상 인사안이 검사들 사이에 돌기도 했다.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불확실한 상황이 길어지다 보니 '법무부가 어떤 식으로든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는 검사들도 있다.

만약 총장 후보자가 지명된 뒤 인사를 한다면 이달 하순께로 예상된다.

총장 취임까지 기다린다면 일러야 7월 하순에나 인사가 가능하다.

절차를 서두른다고 해도 국민 천거 기간과 후보자 검증 기간, 청문회 등을 거치는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 총장추천위 구성부터 총장 취임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66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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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