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민협·우리민족서로돕기본부 등 "요청 없었다" 밝혀
北, 자력갱생 고수하나…"대북협력단체에도 지원요청 안해"
북한이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 속에 방역 위기에 몰려 있지만 국제기구는 물론 인도적 지원 사업 파트너였던 대북협력 단체들에도 지원 요청을 하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에서 인도적 지원 사업이나 의료 지원을 벌인 경험이 있는 단체들은 북한으로부터 최근까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도움을 요청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북 인도지원 민간단체들의 협의 기구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이주성 사무총장은 블룸버그 통신에 "아직 북한으로부터 백신이나 약물을 지원해 달라거나 여타의 지원 요청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홍상영 사무총장 역시 "북한이 직·간접적 경로로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국제기구에도 북한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운영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측은 북한이 백신을 요청할 경우 항상 지원할 준비가 돼 있지만 지금까지 공식적인 요청은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식량계획 등 유엔 산하 기구들이 북한을 돕기 위해 나서는 움직임 역시 관측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은 외부의 도움을 무작정 받아들였다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리더십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북한의 고민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진단했다.

외부의 구호 요원이나 대량의 지원 물자가 북한에 들어가면 북한 스스로 감염병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AP 통신 역시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고 서방의 도움을 받을 경우 통치 기반이 되는 '자력갱생'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제 보건기구의 전문가들은 인구의 약 40%가 영양 결핍상태로 추정되는 북한이 아무런 지원을 요청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구식 의료 체계로 감당 못 할 보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월 말부터 전날 오후 6시까지 코로나19에 의한 발열자 수가 누적 171만5천950여명이며 누적 사망자 수는 62명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