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폭격' 우크라 학교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되는 주민. / 사진=연합뉴스
러군 폭격' 우크라 학교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되는 주민. / 사진=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포격 대피처로 쓰이던 학교를 폭격해 민간인 6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9일(이하 현지시간) AFP 통신과 CNN에 따르면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 90명이 대피해 있던 학교 건물을 폭격해 2명이 사망했으며 60명이 아직 잔해 속에 있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오후 4시 37분께 러시아군 폭격기가 전선에서 약 11㎞ 떨어진 빌로호리우카 지역의 한 학교에 폭탄을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약 90명의 민간인이 학교 지하실에 숨어 있었지만, 이번 폭격으로 학교 건물이 완전히 무너지고 화재가 발생했다며 이를 진화하는데 4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설명했다.

또 30명이 잔해 속에서 구조됐지만 7명이 다쳤으며 시신 2구를 발견했다며 현재 구조 작전이 진행 중이지만 "약 60명의 사람이 건물 잔해 속에 있으며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말했다.

가이다이 주지사는 "돈바스 지역을 탈출하지 못한 마을 사람 대부분이 이곳에 숨어 있었다"며 "마을회관이 타격받은 뒤 학교 지하실이 유일한 대피소였으며 러시아군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아민 아와드 유엔 우크라이나 위기 조정관 겸 유엔 사무차장은 루한스크 지역 내의 피난처 역할을 하는 학교가 폭파된 것에 대해 "이번 사건은 전쟁의 잔인함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아와드 위기조정관은 "민간인과 민간 기반 시설은 전쟁 시기에 보호돼야 한다"며 "국제 인도법 하에서 이러한 의무는 협상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우리가 전쟁의 평화적 종식을 빨리 추구할수록 우크라이나와 세계 모든 곳의 사람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 2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숨진 민간인이 최소 3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