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전용전기차 'EV6'. <기아 제공>
기아 전용전기차 'EV6'. <기아 제공>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생산차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전년 동월보다 줄었다. 다만 업계 평균보다는 나은 판매실적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이 12만5770대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6.7% 감소했다고 4일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여파로 판매량이 줄었다는 설명. 다만 현대차는 도요타(-22.7%), 혼다(-40.4%), 스바루(-25.5%) 등 현재까지 실적이 공개된 다른 완성차 업체의 평균 판매실적보다는 양호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특히 전기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배 넘게 늘어나는 등 친환경차가 선전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총 1만4197대의 친환경차를 팔았는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78.2%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는 47.6% 증가한 7409대, 기아는 130.3% 늘어난 6778대였다. 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월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중 전기차가 총 6206대 팔려 친환경차 중 가장 높은 증가율(332.2%)을 나타냈다. 현대차·기아 모두 전용 전기차가 친환경 차종 중 가장 많이 팔렸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2677대, 기아 EV6는 2632대의 판매량을 각각 기록했다.

이 밖에 하이브리드(7944대) 판매량은 22.0% 증가했다. 수소전기차는 47대 팔렸다.

브랜드별로 보면 현대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제네시스를 포함해 총 6만670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했다. 판매량은 줄었지만 미국 시장에서 역대 두 번째 소매 판매 실적이다.

제네시스는 53.0% 증가한 5039대를 판매하며 선전했다. 17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플러스 성장세다.

차종별로는 투싼이 1만4616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이어 싼타페(1만1074대), 아반떼(1만669대) 순이었다. 또 싼타크루즈는 3150대가 팔리며 월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기아는 이 기간 전년 동기보다 15.8% 감소한 5만9063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1993년 미국 시장 진출 후 지난달까지 총 1000만4255대를 팔아 누적 판매대수가 1000만대를 넘었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기아 모델은 스포티지로 1만1380대가 판매됐고 이어 K3 9798대, 텔루라이드 8233대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1∼4월 누적 판매량은 44만836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줄었다. 현대차는 23만8106대로 7.1% 줄었고, 기아는 8.5% 감소한 21만257대를 기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